게임포털 넷마블로 유명한 게임업체 CJ인터넷이 새해벽두부터 SK텔레콤으로의 피인수 해프닝으로 곤혹을 치렀다. 그러나 SK텔레콤으로의 피인수 가능성은 끊임없이 시장에 나돌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가 NHN게임스와 블리자드 등 대형회사를 중심으로 치우치다보니 중소형 게임업체들의 경우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울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인수자 입장에서도 게임업종은 최고의 기업인수합병(M&A)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투자 이후 가장 빠르게 현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SK텔레콤인가?

해당업체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CJ인터넷의 매각설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의 게임담당 애널리스트는 "당초 매입단가 대비 주가가 너무 빠져있다는 게 CJ그룹이 당장 CJ인터넷을 팔 이유가 없는 이유"라면서도 "인수가격만 조정되면 SK텔레콤으로의 피인수는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CJ인터넷의 2대주주(2008년 3분기말 기준)인 방준혁 인디스앤 현 대표(전 CJ인터넷 사장)의 존재가 시장에서 부각되자 인수설은 급물살을 탔다. 방 대표가 CJ그룹과 SK그룹의 가교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방 대표는 현재 비상장업체인 인디스앤의 대표이사. 인디스앤은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의 포털을 운영중인 하나로드림의 2대주주(지분비율 36.03%)다. 하나로드림의 최대주주인 SK브로드밴드(지분비율 36.03%)와 인디스앤의 주식차는 단 1주에 불과하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CJ인터넷의 매각을 위한 내부실사가 작년 가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당초 엔씨소프트를 인수업체로 파악하고 있었는데 SK텔레콤 피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두 놀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당시에도 하나로텔레콤의 자회사 하나로드림 때문에 문제가 됐었다"며 "하나로드림의 2대주주격인 방 대표도 이를 계기로 SK텔레콤과 관계를 맺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하나로드림을 보면 답이 나온다"며 "SK브로드밴드와 방 대표의 인디스앤이 양대 주주이고, CJ그룹의 이재현 회장이 주요주주(지분율 4.7%)인 만큼 CJ인터넷과 SK텔레콤 사이에 방 대표의 역할이 컸을 것"으로 예상했다.

◆SKT·CJ인터넷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

CJ인터넷은 작년 10월 인원감축을 실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조치가 곧 SK텔레콤으로의 피인수를 대비해 몸집을 줄인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게 만들었다는 것. 이 회사는 당시 전체 직원의 15% 가량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도 이달초 게임사업팀을 포함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당초 인터넷사업반(현재 NI사업부)내 게임사업팀을 미디어&퓨쳐(M&F) 사업본부로 옮겨 확장에 나선 것이다. 이 사업부에는 M&F사업본부 이외에 신규사업본부, 미래사업본부, PM(퍼스널미디어)사업본부 등이 함께 포진돼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게임사업팀이 올들어 해체된 게 아니냐는 소문이 많이 돌았다"라며 "민감한 시기에 SK텔레콤과 CJ인터넷의 잇단 조직개편 및 인원감축이 인수설을 또 한번 부채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CJ인터넷과 SK텔레콤 측은 이같은 인수설을 모두 부인했다. CJ그룹 차원에서 CJ인터넷을 매각할 생각도 없으며, SK텔레콤도 CJ인터넷의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는 게 해명의 요지다. 이달초 증권선물거래소로부터 요구받은 조회공시 답변에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식을 줄 모르는 'M&A 인기'

주식시장에서 CJ인터넷은 식을 줄 모르는 M&A 대상이다. 최근 유진투자증권도 "다양하게 보유한 게임을 무료 서비스하는 게임 포털로 매력적인 M&A 대상"이라며 CJ인터넷을 게임주 최선호주(Top pick)으로 추천했다.

이 증권사는 "CJ인터넷의 경우 매력적인 M&A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저렴하다"면서 "풍부한 포트폴리오와 회원 기반을 지닌 게임 포털은 유무선 인터넷 환경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특정 작품의 흥행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게임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기저 효과나 순환적인 특성없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무료 게임서비스로 불경기에 높은 방어력을 자랑한다"고 호평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