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아트가 미국 크라이슬러에 자본 참여를 추진하는 등 세계 자동차업계의 구조재편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지난 2007년 7192만대로 정점을 찍은 세계 자동차 수요는 올해 6000만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피아트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미 크라이슬러와 자본 및 업무 제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조만간 자본 제휴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의 지분 35%를 올 상반기까지 인수할 방침이며,중장기적으로 지분을 50%까지 늘릴 예정이다. 또 소형차 수요가 늘어나는 미국에서 '피아트''알파로메오' 등의 차종을 생산,판매할 계획이다. 판매 부진으로 가동률이 떨어진 크라이슬러 공장을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고,판매망도 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스웨덴소재 계열 사브를 떼내 매각을 보다 용이하게 할 계획이라고 자동차전문 오토모티브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또 독일 스포츠카업체인 포르셰는 19일 스웨덴 트럭업체 스카니아를 316억스웨덴크로네(38억9000만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세계 동시불황과 엔고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일본 자동차업계는 감원과 생산감축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국내 12개 공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종업원을 올 여름까지 전원 해고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이 회사의 비정규직 사원은 경영실적이 호조를 보였던 2005년 상반기에 1만1000명에 달했다. 앞서 혼다자동차도 비정규직 전원을 해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일부 공장의 2월 가동일수를 7일로 줄이는 등 대폭적인 감산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당초 11만대로 잡고 있던 올해 감산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마쓰다자동차도 2,3월에 8일간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마쓰다는 생산현장 이외에서 일하는 정사원에 대해 이달부터 매달 이틀씩 휴무하도록 하는 한편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에 대해서는 급여를 최대 10% 삭감하기로 했다. 닛산자동차도 차량을 생산하는 일본내 3개 공장의 2월 가동을 10일간 중단하기로 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최인한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