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콜 신화'와 '황의법칙'을 이뤄내던 이기태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회장과 황창규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이 16일 물러났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두 인물의 퇴진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두 사람의 퇴진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혀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퇴진은 이미 지난해부터 삼성 안팎에서 점쳐져왔다. 하지만 삼성특검 등으로 인해 그룹 인사와 혁신이 지연되면서 이들의 퇴진설은 수그러드는 듯 했다. 삼성은 특검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지난 7월 인사를 단행하며 두 사람을 각각 대외협력 담당과 기술총괄로 전배했다.

이기태 전 부회장은 삼성의 '애니콜 신화'를 이뤄낸 인물로 꼽힌다. 인하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에 입사한 것은 지난 1973년.이 전 부회장이 휴대폰 사업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은 1996년으로 당시 정보통신본부 무선사업부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그는 삼성의 '애니콜'휴대폰을 노키아와 모토로라와 경쟁하는 세계 3대 브랜드로 성장시켜 1999년 부사장, 2001년 정보통신총괄 사장으로 고속승진했다. 이후 7년간 정보통신총괄을 이끌며 휴대폰 사업을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으로 키워놓았다.

황창규 전 사장은 이 전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를 세계 1위의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황 전 사장은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99년 부사장, 2000년 메모리사업부장,2004년 반도체총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전자의 D램 사업을 세계 1위로 키워냈다. 또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만들어 반도체 기술발전을 주도하기도 했다. 황 사장은 지난해 7월 인사와 함께 기술총괄로 이동해 삼성종합기술원 등 삼성전자의 R&D(연구 개발) 조직을 재편하기도 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 삼성인사 명단 ]

삼성중공업 김징완 부회장 승진
삼성물산 이상대 사장 부회장 승진

사장 승진 내정

삼성전자

장원기 부사장->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LCD 사업부장 사장
윤부근 부사장->삼성전자 디지털 미디어&커뮤니케이션스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윤주화 부사장->삼성전자 감사팀장 사장
최외홍 부사장->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

삼성코닝정밀유리 이헌식 부사장->삼성코닝정밀유리 대표이사 사장
삼성중공업 배석용 부사장->삼성중공업 조선소장 사장
삼성토탈 박오규 부사장->삼성 BP화학 대표이사 사장
삼성증권 서준희 부사장->에스원 대표이사 사장
삼성물산 장충기 부사장->삼성브랜드관리위원장 사장
삼성물산 윤순봉 부사장->삼성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
제일모직 황 백 부사장->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

이윤우 대표이사 부회장->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장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삼성전자 디지털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부문장 사장
이상완 LCD총괄 사장->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권오현 반도체총괄 사장->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반도체사업총괄 사장
박종우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기 강호문 사장->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삼성SDS 김인 사장->삼성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
삼성카드 유석렬 사장->삼성토탈 대표이사 사장
에스원 노인식 사장->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배호원 사장->삼성정밀화학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