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전력이 보유하고 있는 2천600억원대의 LG파워콤 지분을 매각키로 한데 대해 LG데이콤과 LG파워콤은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LG파워콤의 주식 40.9%를 보유하고 있는 1대주주인 LG데이콤은 "한전이 지분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한전이 지분매각시 1대주주인 우리와 논의하기로 약정을 맺은만큼 한전의 제안이 들어와 봐야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16일 말했다.

LG파워콤도 "정부 발표만 난 상태이기 때문에 한전이 보유주식을 언제, 얼마에 처분할지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G파워콤의 주주구성은 LG데이콤(40.9%), 한전(38.8%), SK텔레콤(4.5%), 포스코 및 계열사(4.5%), 우리사주(2.6%)다.

문제는 한전의 지분 매각 가격과 방법이다.

LG데이콤은 2002년말 한전으로부터 파워콤 인수당시 주당 1만2천원에 지분을 매입, 경영권을 확보했지만 지난해 11월 상장된 LG파워콤의 현재 주가는 6천160원(15일 종가기준)으로 매입 당시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가 밝힌 한전의 LG파워콤 지분 평가액은 2천588억원이다.

한전의 장부가격은 8천원대로 현재 주가와 2천원에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당장 시장에 내다팔더라도 적정 가격을 담보할 수 없고 오히려 매각물량이 부담이 돼 주가하락을 부추킬 수 있어 한전으로서는 '헐값 논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LG데이콤이 한전의 보유 주식 전량을 매입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LG데이콤은 신중한 입장이다.

LG데이콤 관계자는 "한전의 지분을 인수하려면 합병이 전제돼야 하는데 합병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정해진 바 없고, 당장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때 한전은 당장 매각 방침을 정하기 보다 주식시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연말 즈음 주가 흐름을 지켜보며 LG데이콤과 처분계획을 협의해 최종 방침을 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