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ㆍ내수 급속위축 '사면초가' … 재정부 '그린북' 1월 경제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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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길은 막히고 국내 소비자들의 지갑은 닫혔다. 공장이 멈춰서고 기업들의 투자 심리는 얼어붙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8일 발간한 1월 경제동향보고서(일명 그린북)에서 지금의 경제 상태를 "생산 내수 수출 등 실물지표의 감소세가 심화되면서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위축되는 모습"으로 묘사했다. 수출과 내수소비,기업과 개인의 심리상태가 모두 급격하게 위축되는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는 것이다.
실물 경기는 지난해 4분기부터 정책당국의 예상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광공업생산은 수출 및 조업일수 감소,내수위축 심화 등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4.1% 감소했다. 전달(-2.3%)보다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이다.
재고 증가율은 정점(10월 17.6%)을 찍은 뒤 11월에도 15.9%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공장 평균가동률(68%)은 환란 직후인 1998년 8월(65.7%) 이후 최저치로 낮아졌다.
소비재판매는 지난해 11월 승용차 컴퓨터 통신기기 등 내구재 중심으로 크게 줄어 전년 동월 대비 -5.9%를 기록한 데 이어 12월에도 부진한 상황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관련 속보지표에 따르면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 증가율(9.1%)은 2개월 연속 한 자릿수 증가세에 머물렀고 유통업체들은 백화점(-3.2%) 할인점(-2.1%) 등 업종에 관계없이 매출이 줄었다. 개별소비세 30% 인하(작년 12월19일)에도 불구하고 국산자동차 내수판매량(-23.8%)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부진을 거듭해 지난해 11월 -18%로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 관련 선행지표인 국내 기계수주(11월 -43.9%) 및 기계류 수입 흐름(-20.6%) 등을 감안할 때 쉽게 살아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7만8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고용부진이 심화됐고,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역시 10개월 연속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경제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이른바 '리먼 쇼크' 이후 추가적인 돌발 변수는 없었으나 금융위기로부터 파급된 실물경기 위축은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언제 경기가 살아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상반기에는 성장률이 낮더라도 하반기 들어 높아질 것'이라는 의미의 '상저하고(上低下高)'라는 단어는 그린북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실물 경기는 지난해 4분기부터 정책당국의 예상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광공업생산은 수출 및 조업일수 감소,내수위축 심화 등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4.1% 감소했다. 전달(-2.3%)보다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이다.
재고 증가율은 정점(10월 17.6%)을 찍은 뒤 11월에도 15.9%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공장 평균가동률(68%)은 환란 직후인 1998년 8월(65.7%) 이후 최저치로 낮아졌다.
소비재판매는 지난해 11월 승용차 컴퓨터 통신기기 등 내구재 중심으로 크게 줄어 전년 동월 대비 -5.9%를 기록한 데 이어 12월에도 부진한 상황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관련 속보지표에 따르면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 증가율(9.1%)은 2개월 연속 한 자릿수 증가세에 머물렀고 유통업체들은 백화점(-3.2%) 할인점(-2.1%) 등 업종에 관계없이 매출이 줄었다. 개별소비세 30% 인하(작년 12월19일)에도 불구하고 국산자동차 내수판매량(-23.8%)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부진을 거듭해 지난해 11월 -18%로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 관련 선행지표인 국내 기계수주(11월 -43.9%) 및 기계류 수입 흐름(-20.6%) 등을 감안할 때 쉽게 살아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7만8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고용부진이 심화됐고,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역시 10개월 연속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경제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이른바 '리먼 쇼크' 이후 추가적인 돌발 변수는 없었으나 금융위기로부터 파급된 실물경기 위축은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언제 경기가 살아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상반기에는 성장률이 낮더라도 하반기 들어 높아질 것'이라는 의미의 '상저하고(上低下高)'라는 단어는 그린북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