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업체 대폭 지원 약속…中도 20억弗 규모 사주기로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의 독주 속에 '한국-대만-일본'으로 삼분돼 있는 세계 LCD(액정 디스플레이) 시장이 새로운 구도를 맞게 됐다. 대만 정부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경영위기에 놓인 자국 LCD 업체들에 대해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대만의 뤼차오쉬안 행정원장(총리)은 최근 수요 부진과 가격하락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LCD 업체들을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행정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자국의 주요 LCD 업체인 CMO(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와 AUO(AU옵트로닉스)를 방문한 뒤에 이뤄져 더욱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만 맹추격 시작되나

AUO와 CMO는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31.8%)와 LG디스플레이(22.6%)에 이은 세계 LCD업계 3위권 업체들이다. 지난 11월 말 매출 기준으로 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각각 12.8%,8.6%에 달한다. 대만 현지 언론들은 이번 정부 지원으로 CMO와 다른 대만 LCD 업체간 합병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도 가세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20억 달러 규모의 대만 LCD 패널을 사주기로 했다.

대만 정부가 자국 LCD 업계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은 이들 업체들의 실적 악화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 서치에 따르면 대만업체들의 매출은 지난 11월기준 전년동기 대비 67%~77% 가량 빠졌다. 디스플레이 서치는 이들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에 대한 대금 지급도 평균 70~90일로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약진하는 한국업체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업황 악화속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 11월말 수량기준 국내 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50.9%을 기록,사상 처음으로 50%대를 돌파했다. 지난 7월만 하더라도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43.9%)은 대만(43.1%)과 대동소이했다.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세계 경기침체가 본격화한 9월부터로 국내업체들은 지난 10월 47.8%의 점유율로 대만(39.6%)을 크게 따돌렸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