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핵심 4과목 결과 공개 … 일본, 40여년만에 부활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업 성취도 평가를 통해 교육 과정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모든 학생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하고 학교 측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은 2001년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낙제학생방지법(NCLB)'이 확정돼 학업 성취도 평가를 매년 하고 있다. 주별로 공립학교 3학년부터 8학년(중2)까지 모든 학생들의 읽기 쓰기 수학 과학 실력을 평가해 결과를 공개한다. 주정부가 제시한 적정 기준(AYP)에 도달하지 못한 학교에 대해서는 학급 감축이나 학생의 전학 유도 등 조치가 취해진다. 또 매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학교나 지역교육구,주 전체의 학업성취도를 공개하고 있다.

영국 역시 2000년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국가수준교육과정평가(NCA)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중요 연령대(Key Stage)인 7세,11세,14세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국어 수학 과학 등 핵심 교과에 대한 평가를 실시,일정 수준(4수준)에 도달한 학생 비율을 '리그 테이블(League Table)'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에 공개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유사한 '영국 자격인정 및 교육과정원(QCA)'이 제공한 기준을 사용해 평가하지만 채점은 민간 법인에 맡기고 있다. 리그 테이블은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고 있어 학교로서는 상당한 압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소학교 5ㆍ6학년과 중 1ㆍ2ㆍ3학년 학생 3%만을 표집해 평가하는 '교육과정평가' 외에 2007년부터 초등 6학년과 중 3학년에 대한 '전국학력고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 최대 교원노조인 '일교조(日敎組)'가 반대해 1966년 없어졌던 '전국 일제 학력시험'이 40여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자율을 강조하는 '유토리(여유ㆍ餘裕) 교육'으로 학력이 떨어졌다는 판단이 주된 이유다.

전국학력고사는 국어와 수학을 평가하며 평가 결과는 개별 학생들에게 통지된다. 또 도도부현(都道府縣ㆍ우리나라의 광역단체)의 성적만 비교 가능하며 시정촌(市町村ㆍ우리나라의 기초단체)이나 학교별로는 공개하지 않는다. 경쟁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하지만 일교조에 의한 대규모 반대는 없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