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국책연구소나 민간연구소들에 비해 가장 낮은 2.0%로 전망했다. 일부 증권사나 해외 투자은행들이 말하는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더라도 외환위기 이후 경제상황이 최악이 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엊그제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리는 전례없는 조치를 취한 배경을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한은이 이렇게 전망하는 데에는 4분기 들어 경제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점이 무엇보다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실제로 국제금융위기가 예상외로 빠르게 실물부문 침체로 이어지면서 수출 내수할 것 없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 4분기 들어 소비 투자 모두 크게 악화되고, 수출도 두자릿수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며 급감(急減)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 4분기 성장률은 전분기에 비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면 내년 상반기는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게 틀림없다. 한은도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 대비 0.6%에 그치고, 신규취업자수는 4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누차 강조한 바 있지만 과감한 경기진작책이 신속히 강구돼야 한다. 국회는 정부가 재정확대든 감세든 모든 경기활성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금융통화정책에 있어서도 기준금리가 대폭 인하됐지만 시중금리를 떨어뜨리고 돈이 도는데 걸림돌이 되는 요인들을 척결하는 미시적 유동성 대책들도 아울러 나와줘야 한다. 어영부영 시간을 끌다간 정말 어려운 시기에 직면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