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과 직업,소득 수준이 비슷하더라도 사람마다 신용카드 이용한도나 은행 대출시 적용되는 금리가 다른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 같은 차이는 개인 신용등급 차이에서 비롯된다. 개인 신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경제생활에서 '운신의 폭'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 신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소액이고 단기간이라고 하더라도 연체가 없도록 해야 한다. 카드 결제대금이나 대출이자는 물론 세금도 장기간 고액을 체납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진다. 요즘엔 월급 등 소득이 생기면 은행 보통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돈을 넣어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주의할 점이 한 가지 있다.

카드대금 결제일이 되면 CMA에 들어가 있는 돈을 보통예금 계좌로 옮겨야 하는데 바쁘게 살다 보면 시기를 놓쳐 카드대금이 연체되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카드대금 연체이자를 감안하면 기껏 CMA 계좌에 돈을 넣어서 이자를 더 받은 것도 소용없어진다. 연체로 인해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손해라고 할 수 있다. 차라리 보통예금 계좌에 돈을 넣어두고 카드대금과 대출이자가 제때 빠져나가도록 하는 것이 낫다.

예금과 대출은 물론 공과금 납부에 이르기까지 주거래 은행을 정해 놓고 거래실적을 많이 쌓는 것이 신용등급을 높이기에 유리하다. 각 금융사들은 거래실적이 많은 고객에게 더 높은 신용도를 부여하고 각종 우대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은행 거래를 가급적 안 한다거나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만 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금융사들은 거래실적이 없는 고객에게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높은 신용등급을 주지 않는다. 필요한 거래는 하되 대출이자나 카드대금을 연체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갚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와 같은 단기성 대출은 이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는 긴급하게 자금을 필요로 할 때 이용하는 서비스라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이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면 그만큼 자금 사정이 급박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평가돼 신용도가 떨어지게 된다.

대출 등에 관련된 금융 상담이나 신용도 조회는 꼭 필요한 때만 하는 것이 좋다. 금융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대출 가능금액을 조회한다거나 카드 발급을 위해 신용조회를 받는 것은 그 자체로 신용등급 하락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단기간에 신용조회를 여러 번 한다거나 비제도권 금융사에 대한 신용조회가 일어나게 되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