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계부채 감소의 역설…경제에 '藥 보다는 되레 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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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계부채 감소가 미국 경제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1일 미국의 올 3분기 가계부채가 13조9100억달러로 전 분기에 비해 300억달러(0.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조사가 시작된 1951년 이후 첫 감소이다. 빚을 내서라도 소비를 즐기던 미국인들이 주택 및 주식 가격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줄자 소비를 줄인 결과다.
경제 전문가들은 소득 증가로 채무를 줄인 게 아니라 허리띠를 졸라매 소비를 줄인 데 따른 현상인 만큼 미국 경제 회복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경제가 어렵다는 반증이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신용경색 여파로 차입 여건이 악화된 데다 이자 부담이 늘어 빚을 쓰기 어려워졌다. 미국 자동차 판매가 30% 이상 급감한 것도 신용경색으로 할부금융 등을 이용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주택시장 침체 영향으로 집 압류가 늘면서 3분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빚이 2.4% 급감했다. 집을 압류당하면 모기지 부채도 함께 없어지기 때문이다. 실업자 증가도 가계 빚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이후 기업들의 감원바람이 불면서 올 들어 11월 말까지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총 190만명에 달한다. 고용시장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소비를 줄이고 대신 빚을 갚은 사람들이 늘었다.
마이클 앵글룬트 액션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분석가는 "미국인들의 소득이 다른 사람들의 소비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소비를 줄이고 대신 저축을 하게 되면 그만큼 실업자는 더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소비가 위축되면 경제가 치명타를 받는 구조인 셈이다.
한편 미국의 가계 자산 가치는 4분기 연속 떨어져 9월 말 현재 56조5000억달러를 기록했다. 1년 새 2조8000억달러의 자산가치가 사라진 것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1일 미국의 올 3분기 가계부채가 13조9100억달러로 전 분기에 비해 300억달러(0.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조사가 시작된 1951년 이후 첫 감소이다. 빚을 내서라도 소비를 즐기던 미국인들이 주택 및 주식 가격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줄자 소비를 줄인 결과다.
경제 전문가들은 소득 증가로 채무를 줄인 게 아니라 허리띠를 졸라매 소비를 줄인 데 따른 현상인 만큼 미국 경제 회복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경제가 어렵다는 반증이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신용경색 여파로 차입 여건이 악화된 데다 이자 부담이 늘어 빚을 쓰기 어려워졌다. 미국 자동차 판매가 30% 이상 급감한 것도 신용경색으로 할부금융 등을 이용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주택시장 침체 영향으로 집 압류가 늘면서 3분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빚이 2.4% 급감했다. 집을 압류당하면 모기지 부채도 함께 없어지기 때문이다. 실업자 증가도 가계 빚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이후 기업들의 감원바람이 불면서 올 들어 11월 말까지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총 190만명에 달한다. 고용시장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소비를 줄이고 대신 빚을 갚은 사람들이 늘었다.
마이클 앵글룬트 액션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분석가는 "미국인들의 소득이 다른 사람들의 소비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소비를 줄이고 대신 저축을 하게 되면 그만큼 실업자는 더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소비가 위축되면 경제가 치명타를 받는 구조인 셈이다.
한편 미국의 가계 자산 가치는 4분기 연속 떨어져 9월 말 현재 56조5000억달러를 기록했다. 1년 새 2조8000억달러의 자산가치가 사라진 것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