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로펌' 정부법무공단 독자생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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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 허덕이던 '국가로펌' 정부법무공단이 다양한 사건을 수임하며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최근엔 정부법무공단이 검찰을 대리해 수임했던 'LG전자 왕따메일'사건 항소심을 승리로 이끄는 등 낭보가 속속 날아들고 있다. 내년부터는 정부로부터 예산지원을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하지만 흑자를 내며 독자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서규영 기획홍보실장(사시 28회)은 8일 "몇개월 전만 해도 심각한 적자로 존립이유마저 의문시됐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올 2월 출범한 정부법무공단은 정부 등 국가기관 및 산하단체,지방자치단체,공기업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소송을 전담하는 국가로펌이다. 봇물처럼 터지는 국가 상대 소송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민간 사건은 아예 수임하지 않는다. 소송대리뿐 아니라 이들 기관을 상대로 자문, 컨설팅 등 종합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공단이 지난달 말까지 수임한 소송은 모두 667건.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를 무효화하라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상대 소송에서부터 촛불집회 등 야간옥외집회 금지가 위헌이라며 경찰청을 상대로 낸 소송 등 다양하다. 로스쿨 인가에서 떨어진 대학들이 교육과학기술부를 상대로 낸 줄소송도 맡아 대다수를 승소로 이끌기도 했다. 인적 구성도 좋은 편이다. 변호사 24명 대다수가 판사 검사 공인회계사 등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홍보가 잘 안 된 데다 공무원들의 인식 부족으로 최근까지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 공단 측의 설명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시 동기(17회)이기도 한 서상홍 이사장은 "일부 비합리적인 국가기관 상대 소송을 승소로 이끄는 것은 오히려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막대한 배상금액이 소요되는 소송이 패소한다면 결국 국민이 낸 세금이 고스란히 유출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를 꼭 방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공단법에 따라 공단은 설립 첫해인 올해 28억8000만원의 예산지원을 받았다. 송무, 자문 등으로 벌어들인 수입 21억5000만원(착수금 기준)을 감안하면 올 총 수입은 50억3000만원. 연간 운영비 50억원을 가까스로 상회한 수준이다. 문제는 예산지원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내년이다. 올해 같은 수준이라면 운영비를 반조차 채우지 못하는 최악의 적자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서 실장은 "성공보수 실현 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수임건수를 계속 늘려간다면 내년 하반기 께에는 흑자기조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서규영 기획홍보실장(사시 28회)은 8일 "몇개월 전만 해도 심각한 적자로 존립이유마저 의문시됐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올 2월 출범한 정부법무공단은 정부 등 국가기관 및 산하단체,지방자치단체,공기업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소송을 전담하는 국가로펌이다. 봇물처럼 터지는 국가 상대 소송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민간 사건은 아예 수임하지 않는다. 소송대리뿐 아니라 이들 기관을 상대로 자문, 컨설팅 등 종합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공단이 지난달 말까지 수임한 소송은 모두 667건.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를 무효화하라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상대 소송에서부터 촛불집회 등 야간옥외집회 금지가 위헌이라며 경찰청을 상대로 낸 소송 등 다양하다. 로스쿨 인가에서 떨어진 대학들이 교육과학기술부를 상대로 낸 줄소송도 맡아 대다수를 승소로 이끌기도 했다. 인적 구성도 좋은 편이다. 변호사 24명 대다수가 판사 검사 공인회계사 등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홍보가 잘 안 된 데다 공무원들의 인식 부족으로 최근까지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 공단 측의 설명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시 동기(17회)이기도 한 서상홍 이사장은 "일부 비합리적인 국가기관 상대 소송을 승소로 이끄는 것은 오히려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막대한 배상금액이 소요되는 소송이 패소한다면 결국 국민이 낸 세금이 고스란히 유출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를 꼭 방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공단법에 따라 공단은 설립 첫해인 올해 28억8000만원의 예산지원을 받았다. 송무, 자문 등으로 벌어들인 수입 21억5000만원(착수금 기준)을 감안하면 올 총 수입은 50억3000만원. 연간 운영비 50억원을 가까스로 상회한 수준이다. 문제는 예산지원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내년이다. 올해 같은 수준이라면 운영비를 반조차 채우지 못하는 최악의 적자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서 실장은 "성공보수 실현 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수임건수를 계속 늘려간다면 내년 하반기 께에는 흑자기조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