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체로는 처음

중국 정부가 토종 자동차업체인 치루이에 100억위안(약 2조원)을 지원한다. 중국 정부가 자동차업계를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경영 악화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는 동시에 글로벌 업체들이 곤경에 처한 틈을 타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수출입은행은 8일 치루이에 '국내 시장을 위한 용도로 쓰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여 100억위안을 대출해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자금은 해외 판매를 위한 야적장 건설 등 수출 촉진에만 이용할 수 있다. 치루이 관계자는 "대출자금을 통해 더 강하고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이번 자금이 수출 감소와 내수 판매 부진에 따른 경영 악화에 대한 보조금 성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11월 자동차 판매가 전월보다 10% 감소하는 등 내수가 위축되고 수출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이 지원된다는 것은 자금의 용도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11월 승용차 판매는 전월 대비 2.9%,작년 동기에 비해선 10.3% 줄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원자바오 총리 주재로 국무원 상무회의를 열고 자동차 및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지원 방침을 결정한 바 있다.

치루이는 중국을 대표하는 토종 자동차회사로 소형차인 'QQ' 등을 생산,중남미 등에 수출하고 있다. 미국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 아래 지난해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제휴하기도 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