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개 업체, 공사지연.입주시 통행難 가중 등으로 고민

북한의 `12.1조치'로 88개 기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도 힘겨워하고 있지만 현재 공장을 짓고 있는 40여개 입주 예정기업 관계자들은 그야말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진퇴양난'의 처지이기 때문이다.

8일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개성공단에서 공장 신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업체는 40여개로, 이 중 2~3개 업체는 연말까지 공사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며 나머지 업체들은 예정대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내년 6~7월에 공사가 완료된다.

입주기업들은 이미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공장을 짓고 있는 업체들은 불확실한 남북관계 전망 속에 입주를 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업체는 그렇지 않아도 개성지역 20~30대 여성 인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기숙사 건립 논의도 진행되지 못함에 따라 근로자 수급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12.1 조치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기 때문이다.

하루 경의선 도로 통행횟수가 종전 19회(편도기준)에서 6회로 줄어들고 매회 통행허용 인원이 250명(차량 150대) 이하로 제한되는 한편 개성내 건설업체의 상주 인력이 대폭 감축됨에 따라 무엇보다 공사를 마무리하기가 힘들어졌다.

입주 예정 기업인 사마스 전자의 정일환 부장은 "당초 1월말 완공 예정이었는데, 공사 감독자들이 출경(방북) 인원 제한에 걸려 제때 방북을 못하게 되는 통에 공기(工期)를 연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입주 예정 업체들은 또 공장을 가동하더라도 통행 시간 및 인원제한이라는 난관을 피할 수 없다.

이미 입주해있는 88개 업체 만으로도 월요일과 금요일 일부 시간대에 통행 병목 현상을 피하기 어렵게 된 상황에서 입주기업들이 더 늘어나면 통행 문제는 그 만큼 더 심각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북한 당국이 신규 입주기업에 대해서는 현재 개성 상시체류 허가 인원(880명) 외에 별도 상주 쿼터를 부여한다는 입장이지만 충분한 인원을 허용할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정 부장은 "이미 개성공장에 40억원 넘게 투자를 했는데, 경협보험의 보상한도가 50억원임을 감안할 때 여기서 그만둬야 할지, 계속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기계설비는 입주 3개월 전에 발주해야 하는데 현재 보류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년 2월 개성 공장 건축이 완료될 예정인 석촌도자기의 김금남 상무는 "중국산 제품에 맞설 유일한 활로가 개성공단이라는 판단 아래 `올인'하듯 약 80억원을 투자했다"며 "입주는 예정대로 하겠지만 `3통(통행.통관.통신)' 문제가 더 어려워진데 따른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