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을 앞두고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신용위험 우려 때문에 회사채 금리가 치솟고 코스피지수는 1000선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외화조달이 막혀 있는 와중에 기존 외화채무의 만기연장 비율도 30% 수준에 불과해 달러 기근이 심각한 실정이다. 때문에 원ㆍ달러 환율이 언제든 15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시장참가자들은 비교적 많은 수단을 갖고 있는 한국은행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번 주엔 한은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조치를 취할지 여부가 최대 관심거리다. 한은은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정책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선 일단 금리 인하는 당연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다만 그 폭이 어느 정도일지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의 전반적 기대는 0.5%포인트 이상.이성태 한은 총재도 과감한 결정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은 관계자는 전했다. 향후 금리인하 여지를 남겨놓기 위해 0.25%포인트 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외화유동성 문제와 관련해선 오는 13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이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지난 10월 말 체결된 한ㆍ미 통화스와프의 효과가 약해지고 있는 상태다. 이번 주말 3국 정상회담 결과 한국이 일본 및 중국과 맺고 있는 통화스와프 규모가 130억달러에서 3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된다면 시장에 꽤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내년 초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이달 중 여는 로드쇼(투자설명회)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이번 주 발표될 경제지표 중에선 한은의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먼저 눈길이 간다. 은행권의 수신이 지난 9월 7조4000억원에서 10월 21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는데 지난달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졌을지 궁금하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지난 9월 1조9000억원(순증 기준)에서 10월 2조6000억원으로 늘렸는데 지난달엔 정부의 권고도 있었던 만큼 이보다 더 확대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12일 내놓는 '3분기 가계신용 동향'에선 가구당 부채 규모가 4000만원을 넘어섰는지 여부가 포인트다. 지난 6월 말 기준 가구당 부채는 3960만원이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하는 '11월 고용동향'에서 신규 취업자 수가 지난달 큰 폭으로 증가했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지난 10월 9만7000명으로 떨어진 신규 취업자 수가 10만명을 다시 회복했을지가 관심이다.

한은이 8일 공표하는'생산자물가동향'에선 지난달 생산자물가의 하락폭이 관심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져 환율상승 효과를 상쇄할 전망이다.

한은이 9일 발표하는 '2009년 경제전망'에서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다면 암울한 요즘 다소간 위안이 될 듯싶다.

경제부 차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