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내년에도 필립스 지분 부담을 계속 안고 가야할 것 같다.

올해 내내 괴롭혔던 '오버행(잠재적 물량 부담)' 이슈를 해소하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된 것이다.

필립스는 올해 초 LG디스플레이(당시 LG필립스LCD) 지분을 연내 모두 처분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3월 6.7% 지분 매각 후 남은 13.2% 지분은 여전히 보유 중이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지난 7월 "필립스의 명확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근 필립스측 고위 관계자를 만나 '필립스가 (LG디스플레이의) 일정 지분을 보유하고 전략적 투자자로 남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이후 필립스의 '명확한 입장 정리'는 없었다.

지난해 말 국내 증권사들이 2008년 최선호주(톱픽)로 꼽았던 LG디스플레이는 올 들어 58% 폭락하며 코스피지수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하회했다. 상반기 필립스 지분 매각 부담으로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터에 하반기 미국발 금융 위기 여파로 낙폭이 커진 것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필립스측에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물량 부담과 관련, 액션을 빨리 취해달라고 계속 얘기해 왔다"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한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지분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없어 필립스측이 어떤 방향을 취할 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 2만원대 초반 수준의 주가에서는 필립스가 손실을 감수하고 주식을 내놓을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따라서 오버행 이슈가 당분간 불거질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향후 반등장에서는 상승 폭을 제한하는 부정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 주가가 3만5000원대로 오르기 전에는 오버행 이슈가 수면 아래에 있을 것 같다"면서도 "내년 하반기로 전망되는 경기 회복기에는 주가 상승 폭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이날 3.63% 오른 2만1400원에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