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수출전선 적색경보 ‥ 축소형 무역흑자, 실물 경제에는 '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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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무역수지는 3억달러 흑자였다. 많은 사람들이 "휴~"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무역수지가 흑자를 냈다고 해서 그리 좋아할 일이 아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드는 가운데 나타나는 '축소형 무역수지 흑자'는 우리 경제가 불황에 빠져들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은 내수시장에서 소비되거나 해외로 수출(해외 소비)된다. 내수 소비가 그대로더라도 수출이 줄어들면 국내 생산이 그만큼 감소하게 된다. 생산활동 위축으로 국내 경기가 침체에 빠져든다는 얘기다.
무역수지는 우리나라의 대외균형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일 뿐 실물경기와 관련해서는 수출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수입이 14.6% 줄었기 때문이다. 감소의 대부분은 석유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기인한 것이지만 그 중 일부는 국내 수입 수요의 감소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달 용도별 수입 추이(20일까지 잠정 집계 기준)를 보면 자본재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23.6% 줄었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장비는 -68.6%로 감소폭이 가장 컸고 컴퓨터 부품(-47.3%) 금속절삭가공기계(-39.5%) 등도 크게 줄었다. 원자재는 증가율이 7.7%로 전달(32.8%)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전문가들은 수입이 계속 줄어들면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실물 경제에는 좋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소비재보다 원자재나 자본재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고정자본 형성을 더디게 해 장기적으로는 제조업의 생산 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위원은 "무작정 수입을 저지하는 식의 무역수지 방어는 결과적으로 경제에 별 도움이 안 된다"며 "수입 증가율이 높지만 수출이 그것을 능가하는 2004년(수입증가율 25.5%,수출증가율 31%)의 사례가 우리에게 매우 좋은 모델"이라고 말했다. 수출화물 선적을 무리하게 앞당기고 수입화물 처리는 뒤로 미루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하지만 무역수지가 흑자를 냈다고 해서 그리 좋아할 일이 아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드는 가운데 나타나는 '축소형 무역수지 흑자'는 우리 경제가 불황에 빠져들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은 내수시장에서 소비되거나 해외로 수출(해외 소비)된다. 내수 소비가 그대로더라도 수출이 줄어들면 국내 생산이 그만큼 감소하게 된다. 생산활동 위축으로 국내 경기가 침체에 빠져든다는 얘기다.
무역수지는 우리나라의 대외균형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일 뿐 실물경기와 관련해서는 수출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수입이 14.6% 줄었기 때문이다. 감소의 대부분은 석유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기인한 것이지만 그 중 일부는 국내 수입 수요의 감소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달 용도별 수입 추이(20일까지 잠정 집계 기준)를 보면 자본재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23.6% 줄었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장비는 -68.6%로 감소폭이 가장 컸고 컴퓨터 부품(-47.3%) 금속절삭가공기계(-39.5%) 등도 크게 줄었다. 원자재는 증가율이 7.7%로 전달(32.8%)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전문가들은 수입이 계속 줄어들면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실물 경제에는 좋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소비재보다 원자재나 자본재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고정자본 형성을 더디게 해 장기적으로는 제조업의 생산 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위원은 "무작정 수입을 저지하는 식의 무역수지 방어는 결과적으로 경제에 별 도움이 안 된다"며 "수입 증가율이 높지만 수출이 그것을 능가하는 2004년(수입증가율 25.5%,수출증가율 31%)의 사례가 우리에게 매우 좋은 모델"이라고 말했다. 수출화물 선적을 무리하게 앞당기고 수입화물 처리는 뒤로 미루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