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무대에서 최근 강행군을 이어온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리그컵대회인 칼링컵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했다.

박지성은 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리그 하위권팀 블랙번 로버스와 2008-2009 칼링컵 8강 홈 경기에서 후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결국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박지성은 지난달 8일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전부터 1일 맨체스터 시티전까지 최근 팀이 치른 6경기 연속 출전했다.

지난달 20일에는 국가대표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 원정경기도 뛰는 등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앞으로 소화해야 할 일정이 더 빡빡한 데다 이날 팀이 일찌감치 많은 골이 터트려 앞서 가자 체력 안배를 위해 박지성을 쉬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맨유는 혼자 네 골을 몰아넣은 카를로스 테베스의 활약으로 블랙번의 추격을 5-3으로 뿌리치고 4강에 올랐다.

맨유는 테베스를 최전방 공격수, 라이언 긱스를 처진 스트라이커로 배치한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미드필더진은 좌·우에 루이스 나니와 대런 깁슨을, 중앙에 호드리구 포세봉과 안데르손을 배치했다.

맨유는 블랙번의 공세에 경기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다 중반으로 들어서며 제 모습을 찾아갔다.

전반 20분 깁슨의 헤딩슛을 블랙번 수비수 마르틴 올손이 머리로 걷어냈고, 26분 테베스가 아크 정면에서 날린 오른발슛은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 등 맨유가 조금씩 득점 찬스를 만들어갔다.

행운의 선제골이 터진 것은 전반 36분. 긱스가 상대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차올렸고, 골 지역 왼쪽에서 테베스와 상대 수비수 아론 모코에나가 몸싸움을 벌이다 공이 테베스의 몸에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모코에나의 자책골에 가까웠지만 일단 테베스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기세가 오른 맨유는 전반 40분 테베스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나니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슛으로 추가골을 올려 전반을 2-0으로 앞선 채 마쳤다.

맨유는 후반 들어 교체 투입된 블랙번 베니 매카시에게 3분 만에 만회골을 내줬지만 2분 뒤 테베스의 페널티킥으로 다시 두 골 차를 유지했다.

후반 9분에는 테베스가 다시 골문을 열어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긱스, 테베스와 차례로 2대 1 패스를 주고받으며 페널티지역 왼쪽까지 치고 들어가 상대 골키퍼 폴 로빈슨과 맞선 안데르손이 직접 슛을 하지 않고 중앙으로 공을 내줬고, 테베스가 빈 골문에 차분하게 차 넣었다.

승리를 확신한 듯 퍼거슨 감독은 후반 21분 포세봉과 존 오셔를 빼고 폴 스콜스와 파트리스 에브라를 투입했고, 5분 뒤에는 긱스마저 빼고 마누초를 내보냈다.

무릎을 다쳤던 미드필더 스콜스는 두 달여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맨유는 후반 38분 매트 더비셔, 인저리타임 매카시에게 잇따라 실점해 블랙번에 한 골 차까지 쫓겼지만 테베스가 경기 종료 직전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어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한편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는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 왓포드와 원정경기에서 전반 45분 로만 파블류첸코의 페널티킥 동점골과 후반 31분 대런 벤트의 결승골로 2-1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합류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