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경기부양을 위한 글로벌 정책공조 기대로 단기 랠리를 보였으나 미국 증시 폭락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2일 코스피지수는 미국 증시의 폭락 소식에 급락 출발한 후 1,007.26까지 떨어지며 1,000선 재붕괴 우려를 높였으나 개인들의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오전 11시10분 현재 전날 대비 22.60포인트(2.17%) 하락한 1,035.67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0일 948.69까지 떨어진 후 28일 1,076.62까지 엿새 동안 13.42% 급반등했으나 미국 경제지표가 다시 급격히 악화했다는 소식에 이날 장중 4.85% 폭락했으며 전날 하락분까지 포함하면 장중 기준으로 이틀간 6.37% 떨어졌다.

지난 한 주 동안의 상승분 절반이 이틀 동안 날아간 셈이다.

이번 단기 랠리 이후 급락세는 에코버블(Echo Bubble)과 유사해 주목된다.

에코버블이란 말 그대로 해석하면 메아리처럼 반복된 거품으로 경기침체와 금융위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단기간 금리가 급락하고 유동성이 늘어나 주식시장이 반등하지만 이후 다시 폭락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실제 미국이 최근 구제금융 등으로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60%선인 8조3천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고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단행하는 등 국내외에서 신용지원에 총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에 증시에서 조만간 유동성 랠리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번 단기 랠리는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해소되지 않았고 경기침체가 심화하는 과정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유동성 랠리라기보다는 단기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다만, 유동성랠리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단기반등이 이뤄졌고 경기침체로 다시 급락하는 모습이 에코버블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에코버블은 유동성의 힘으로 주가가 밀려 올라간 후 경기지표가 받쳐주지 못하면 전저점을 뚫고 다시 폭락하지만 이번에는 유동성에 의한 랠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전저점 붕괴의 공포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장세는 에코버블과 유사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렇지는 않다.

다만, 시중에 풀린 자금을 고려할 때 유동성 랠리는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다우지수가 3번에 걸쳐 8,000선 부근까지 떨어져 삼중 바닥을 형성하는 듯하지만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이다.

그러나 시장이 불안정해 아직 저가매수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