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야말로 글로벌 지식재산권 시장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

최근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변리사회와 잇단 지식재산권 전략 국제 세미나를 개최한 이상희 변리사회 회장(70)은 30일 "경기가 어려울수록 특허 등 무형 자산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예컨대 미국 자동차 산업이 흔들리는 사이 차세대 자동차 개념인 '인텔리전트 오피스 카(IOC)' 분야의 지식재산권을 선점한다면 미국이 생산 기지가 되고 우리는 특허권으로 앉아서 돈을 버는 이른바 '산업적 지위 역전'이 가능하다는 것.

이 회장은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나 기업들이 환율,유가,세금 등의 현안에만 신경을 쏟을 뿐 특허 전쟁을 본격화하고 있는 세계적 흐름에는 뒤처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동산이나 주식시장만이 아닌 지식재산권 시장에 뭉칫돈이 흘러갈 수 있도록 기술금융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지론이다. 미국은 기술담보 가치의 적정 평가를 위해 지난해부터 특허변호사(Patent Attorney)를 채용하는 금융회사들이 늘고 있는데,우리는 기술 가치보다는 여전히 담보를 요구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

특허 전쟁에 대비,방치돼 있는 지재권에 대한 '가치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개발한 숨은 기술은 물론 국내 대학의 석ㆍ박사 논문도 모두 글로벌 표준에 맞춘 지식재산권으로 빨리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발의된 변호사-변리사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 허용 법안과 관련, 그는 "기술과 법률 전문가가 협력해야만 소송 당사자인 기업이나 개인의 권리 구제가 실현된다"며 "특히 국제 특허침해 소송에서 국가 이익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