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이전 '젊은환자' 연골 되살릴 수 있다

무릎 손상,제때 치료않고 방치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

손상부위 크기 따라 자가골연골 이식술,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 등 가능.

순수 국내 기술 연골세포배양술, 수술시간 20분에 흉터도 최소화.

관절질환은 더 이상 노인병이 아니다. 레저 및 스포츠 인구의 증가로 무릎을 비롯해 어깨 손목 등의 관절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젊은층이 급증하고 있다. 무릎의 경우 작은 손상이라 해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염증이 생기면서 뼈가 파괴돼 이른 나이에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그동안 초기 관절염이나 연골 손상이 발병하면 연골이 재생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고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연골주사 등으로 치료하다가 점점 심해지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젊은 환자의 경우 인공관절 대신 세포치료를 통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연골 재생이 가능하다.

이런 연골재생술은 연골이 손상된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1㎠ 이하인 경우에는 '미세천공술'을 시행한다. 연골 밑의 뼈에 구멍을 뚫은 뒤 그곳에서 나온 혈액 성분을 연골로 분화시켜 손상된 부위를 덮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원래의 연골이 아닌 약한 연골로 재생되기 때문에 정상 연골 강도의 60% 수준에 그친다.

연골 손상 부위가 2㎠ 이하인 경우에는 건강한 무릎 연골 중 체중 부하를 받지 않는 연골을 떼어내 손상된 연골을 복원시키는 '자가골연골이식술'을 시행할 수 있다. 뼈와 연골을 함께 채취해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는 것으로 전통적인 연골 이식 방법이다. 2㎠ 이상인 경우에는 자기 연골세포를 채취,체외 배양한 뒤 주입하는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을 쓸 수 있다. 자신의 연골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물질반응이나 거부반응 등의 부작용이 없으며 일단 재생되기만 하면 영구적으로 자신의 연골과 관절이 되기 때문에 수명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키고 더 이상의 손상이나 관절염의 진행을 막을 수 있어 초기 퇴행성 관절염이나 연골 손상에 더없이 좋은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연골세포배양술은 국내 바이오벤처인 세원셀론텍이 2000년 개발한 순수 우리 기술이다. 초기엔 배양한 연골이 액상으로 돼 있어 시술 부위에서 흘러내리는 단점이 있었으나 이후 생체접합체인 피브린을 첨가해 젤 형태로 개선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수술시간도 60분에서 20분으로 짧아졌고 시술 절개 흉터도 줄었다. 성공률도 높아졌다. 고 원장은 "2004년부터 최근까지 190명에게 시술한 뒤 이 중 65명을 대상으로 내시경 검사를 해보니 95% 이상의 환자에서 이식한 연골이 생착된 것을 확인했다"며 "다른 국내 80개 의료기관의 이식 6개월 후 환자 분석 결과에서도 무릎 기능의 개선 효과가 '양호' 이상인 환자가 97.3%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소개했다. 환자의 나이에 따라 연골 재생 및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으므로 연골 재생 능력이 비교적 우수한 초기 손상 때,그리고 55세 이전에 치료받는 게 효과가 좋다.

무릎은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 가장 취약한 구조다. 아랫돌에 윗돌을 고괴어놓은 맷돌 모양으로 이를 인대와 건이 가까스로 붙들고 있는 형태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비틀려도 뼈가 어긋난다. 연골판이 닳거나 찢어지면 충격이 그대로 뼈에 전달되는데 연골이 손상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하기 쉽다. 완충작용을 하는 연골판을 치료함으로써 통증을 줄이고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

처음 연골판이 손상되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손상된 연골판을 봉합하거나 제거한다. 하지만 연골판의 손상 범위가 커 통증이 심하고 연골까지 손상시키면,또는 선천적으로 연골판이 없어 완충작용을 하지 못하면 생체 연골판을 대체하는 '연골판 이식술'이 최선의 방법이다.

반월상 연골판 이식술은 특수 처리된 생체 반월상 연골판을 관절내시경을 통해 관절에 이식해 뼈와 뼈의 마찰을 줄임으로써 퇴행성 관절염 예방은 물론 관절 통증까지 없애주는 일석이조의 치료법이다. 수술 후 3∼4일이면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안전한 수술로 일부 대학병원과 관절전문병원에서만 시행할 수 있다. 고 원장은 "최근 1년간 이 수술을 시행한 80명의 환자를 관찰한 결과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90% 이상에서 이식한 반월상 연골판이 무릎관절에 성공적으로 안착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통증 완화 효과가 나타나 수술이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