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협력 사업이었던 개성관광이 어제를 마지막으로 중단됐고 철도왕래도 오늘부터 중단된다. 개성공단에 진출했던 남쪽 인력까지 대거 철수하기 시작함에 따라 당장 다음 달부터 개성공단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남북 경협의 핵심 사업이자 남북간 관계 개선의 상징물처럼 평가받아온 개성공단의 운영이 경제와 경영 외적인 이유로 파행(跛行)을 겪게 되는 것은 정말로 유감스런 일이다. 더구나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답변했던 것처럼 남북관계가 더욱 나빠지면 최악의 경우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것까지도 염두에 둬야 하는 어려운 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정기간 냉각기를 가지면서 이성적인 대응을 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남북관계에서 문제는 기본적으로 북의 막무가내식 태도에서 비롯됐지만 이로 인해 드러나는 우리 내부의 분란도 우려할 만하다. 최근 북이 일련의 조치를 취한 이후 정부의 입장이 다르고 국회의 목소리가 또 다르다. 국회에서도 사태의 원인과 대응 방안을 놓고 여야간에 극명(克明)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직 대통령까지 가세해 강한 어조로 정부당국을 비판하고 있고 야당 총재가 이와 상반되는 주장을 내놨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우려되는 상황인데도 마치 혼선을 부채질하는 것처럼 비쳐지기 십상이다.

남북관계의 방법론에선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해서 마땅한 대응 방안도 없는 상황에서 책임있는 지도층 인사들이 중구난방으로 온갖 주장과 비판을 마구 내놓는 게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과도한 정부비판과 북에 대한 원색적인 공격이 쏟아지면서 국론이 극단적으로 분열되는 것이야말로 북이 노리는 바라는 점을 모두가 잘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