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에도 외국인과 기관이 전날에 이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동반매수에 나서며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235억원의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전날에도 1천21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사흘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기관도 연기금, 투신, 보험 등을 중심으로 2천386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내며 외국인과 공동보조를 맞췄다.

이들 양대 매수주체가 이날 사들인 업종도 화학, 철강금속, 기계, 전기전자, 운수장비, 건설, 통신, 증권 등 상당히 겹쳤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3.70포인트(3.27%) 오른 1,063.48로 마감했다.

그동안 기관과 외국인은 대체로 매수 시 엇박자를 내는 게 일반적이었다.

통상 기관이 사면 외국인은 팔고, 기관이 팔면 외국인은 사는 `치고 받기'식 매매 행태를 보여왔다.

이달 들어서도 이날까지 기관과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동반매수를 한 것은 5일에 불과했다.

동반매도에 나서거나 아니면 한쪽은 팔고 한쪽은 사는 엇박자를 낸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는 국내외 호재들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0월 경상수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최대 규모인 49억1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데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에 따른 스와프자금 300억달러 가운데 1차로 40억달러를 내주 중에 국내로 반입하기로 함에 따라 환율 안정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갔다.

또 중국이 대출과 예금 기준금리를 11년 만에 최대폭인 1.08%포인트씩 내린 것과 유럽연합(EU)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2년간 감세, 재정지출 확대 등을 통해 총 2천억유로(약 380조원)를 투입하기로 하는 등 해외발 호재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채권매입과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을 위한 8천억달러 규모의 금융대책을 내놓으면서 미 증시가 반등한 것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호재로 국내 증시의 단기반등 폭은 커질 수 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악재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어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여기에다 원·달러 환율 안정 여부도 박스권 장세 탈출의 관건으로 꼽힌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오늘 각종 호재가 겹친 데다 미국 증시가 최근 반등하면서 국내 증시도 단기반등한다는 인식에 따라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까지 안정되면 기술적 반등 수준에서 반등 폭이 커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