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26일(현지시간)에는 세계 2위의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의 금리 인하와 유럽연합(EU)의 2천억유로 투입 등 잇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급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67달러(7.2%) 상승한 배럴당 54.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3.45달러(6.9%) 상승한 배럴당 53.80달러에 거래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27일부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각각 1.08%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대출 금리는 6.66%에서 5.58%로, 예금 금리는 3.60%에서 2.52%로 떨어지게 된다.

중국은 지난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직후 금리를 인하한 이후 10월9일과 10월30일에 이어 이번에 네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또 지난주 미국의 에너지 소비가 1일 1천950만배럴로 51만배럴 늘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세를 부추겼다.

시카고 소재 앨러론 트레이딩사의 수석트레이더인 필 플린은 "중국의 조치는 분명히 오늘의 유가 상승세를 촉발했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부양책이 단기 상승세를 수반했기 때문에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경기활성화를 위해 2년간 감세, 재정지출 확대 등을 통해 총 2천억유로(약 380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확산시켰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공급이 728만배럴 늘어난 3억2천80만배럴을 기록했다는 소식이나 미국의 악화된 경제지표가 잇따라 전해졌지만 유가 오름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미 상무부는 10월 소비지출이 1.0% 감소해 7년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고 내구재 주문실적도 6.2%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는 극심한 소비부진이 지속됐다.

지난달 신축 단독주택 판매실적은 43만3천채로 전달보다 5.3% 감소하면서 17년만에 가장 부진한 수준을 기록하는 등 주택경기는 계속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오는 29일 카이로에서 회의를 열어 지난달 감산 결정에 이어 또 다시 감산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OPEC는 지난달에도 감산을 결정했지만 유가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10달러(1.2%) 내린 온스당 808.50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12월 인도분 은 가격은 0.9% 떨어진 온스당 10.22달러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2센트 오른 파운드당 1.67달러에 마감됐다.

3개월 만기 달러 리보(런던은행간 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 떨어진 2.18%를 기록했고 하루짜리 달러 리보는 0.06%포인트 오른 0.99%에 형성됐다.

미 달러화는 이날 오후 2시5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해 1.2899달러에 거래되며 전날보다 가치가 1.3% 상승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