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성 둥관 시내에서 30분가량 떨어진 로먼 공업구. 박종민 서울금속 법인장이 "방금 일본 바이어와 상담을 마쳤다"며 맞이했다. 경제위기 상황에 얼마나 주문이 있을까 하는 의문은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40% 정도 늘어날 것 같다"는 박 법인장의 말에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서울금속은 중국 주하이 웨이하이 등 5곳에 생산법인을 갖고 있는 스크루와 스프링 생산업체다. 광저우법인에서만 CD롬 등에 들어가는 리드 스크루를 연간 1억개,일반 스크루는 100억개씩 만든다. 지난해 매출은 2500만달러,올해는 4000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박 법인장은 "금융위기 영향으로 경쟁업체들이 문을 닫은 것도 있지만 6시그마 등 생산성 향상 운동이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종업원 600명의 중소업체지만 공장은 전부 시스템화돼 있었다. 축구장 크기의 공장 안에선 800개의 스크루 설비가 쉼 없이 돌아가며 제품을 쏟아내고 있었다. 공정은 물론 주변 환경 정비까지 직원들이 철저히 분담해 맡고 있다고 박 법인장은 귀띔했다. 하다못해 복사용 종이 관리 담당도 따로 있었다. 행여 불량품이 나오면 책임자는 따로 만들어진 공간에서 원인을 스스로 규명해야 한다. 자신이 맡은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월급에서 벌금을 뗀다. 대신 우수한 사원에게는 그만큼 성과급을 지급한다. 모든 공정은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감시 통제된다. 리코 등 주변 외국계 기업들이 견학을 올 정도로 모든 게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었다.

박 법인장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힘들어 성장률이 15~20%에 그칠 것 같다"며 "하지만 힘들수록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하고 원칙을 지켜 바이어들의 신뢰를 쌓는다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둥성 둥관=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