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들의 유상증자가 불발로 그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26일 아이비진은 이날 4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전량 미청약됐고, 디아이세미콘도 2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아무도 청약하지 않아 무산됐다고 공시했다.

케이알 역시 145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성립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케이알의 경우 청약자의 투자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청약금액이 101억원에 미달할 경우 전체 청약에서 주식을 배정하지 않기로 했는데, 청약을 마감한 결과 101억원에 미달해 유상증자 진행을 중지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잇단 유상증자 실패에 대해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해 자금의 안전자산 회귀 현상이 강해지며 유상증자도 호응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증자 참여는 곧 자산에 주식이 들어간다는 의미이기 때문.

특히 대형 우량주들은 그나마 증자가 되지만 중소형주들은 딱한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정 부장은 “시장 전반이 어려운 데다 유상증자 자체가 대형 악재로 작용하며 주가 급락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생존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현금을 많이 갖고 있어야 하는데, 증자를 추진하는 기업은 투자자들에 그만큼 자금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증자로 발행주식수가 늘어나면서 나타날 주가 희석 효과도 역시 우려되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필요한 기업으로서는 투자자들의 증자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신주발행가를 대폭 낮추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 또한 말처럼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샀던 기존 주주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서 상장사로서는 신주발행가를 낮추는 것도 그리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

정 부장은 “중소기업들이 증시에서 자금 조달을 시도하고 정부도 중소기업들에 직접 자금지원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그 만큼 지금 시장이 어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