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주택 및 소비자금융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최대 800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키로 하자 얼어붙은 신용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25일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장 초반 연 6.38% 수준이던 30년만기 고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5%까지 떨어졌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국책 모기지회사가 발행한 채권의 리스크 프리미엄도 0.38%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FRB가 주택금융 시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6000억달러를 투입하는 만큼 국책 모기지업체들의 영업이 다소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모기지 금리가 떨어진 것도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패니메이 프레디맥 등은 정부의 국유화 조치 이후에도 매수세 실종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신용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아시아 중동 지역 국부펀드나 중앙은행 등이 이들 두 회사 채권 매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시장을 근본적으로 정상화시키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도 있다. 로렌스 화이트 뉴욕대 스턴비지니스스쿨 교수는 "이번 조치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부실 자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0억달러 규모의 소비자금융 지원으로 최근 들어 발행 및 거래가 중단되다시피 한 자산담보부증권(ABS)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