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늘리고 투자 확대

"신입사원 더 뽑고,투자 늘리고,증시 상장하고…게임업계에 무슨 일이?"

모바일 게임업체인 컴투스는 경력 사원을 수시로 채용하다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졸 신입 사원(50명 안팎)을 뽑고 있다. 게임 환경이 PC 중심에서 모바일로 이동,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에 대비하기 위해선 참신한 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카트라이더'로 잘 알려진 넥슨도 마찬가지다. 이달 초부터 공개채용을 진행 중인데 지난해 공채 때보다 많은 수를 충원할 계획이다. 엠게임은 다들 미루는 증시 상장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는 "실적이 뒷받침되면 주가도 잘 받쳐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불황 모르는 게임업계

엄동설한 같은 경기 상황 속에서도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목표는 해외 수출 확대다. 올해 게임 해외 수출이 전년 대비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매년 커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을 잡겠다는 것.비디오 게임 위주로 개발하던 미국ㆍ일본업체들이 온라인 게임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고,중국을 비롯한 후발주자가 쫓아오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게임업체들을 독려하고 있다.

게임업체들의 상황은 실적에 잘 나타나 있다. 엔씨소프트가 신작 게임인 '아이온' 개발에 주력하면서 매출이 소폭 증가에 그친 것을 제외하면 한게임(NHN 운영),넥슨,CJ인터넷,네오위즈게임즈,예당온라인 등 상위 업체들 모두 지난 3분기 매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한빛소프트,웹젠 등 적자에 시달리던 기업들은 3분기에 흑자를 냈다.

4분기 전망 역시 낙관적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네오위즈게임즈의 4분기 매출은 4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매출 증가율(33%)을 뛰어넘는 수치다. CJ인터넷과 예당온라인 역시 4분기 매출 증가율이 3분기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영 컴투스 사장은 "히트 게임이 없는 영세 게임업체들은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각 게임 분야 상위 업체들은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수출이 효자


이처럼 게임업체들이 콧노래를 부를 수 있는 까닭은 온라인 게임 시장의 '파이'가 매년 커지고 있는 덕분이다. 모바일 게임 분야에선 컴투스가 이달 초 아이폰(애플이 만든 스마트폰)에 3개 게임을 납품하는 등 새롭게 시장이 열리고 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시장 확대에 힘입어 수억원을 투자,영어권 사용자들을 위한 글로벌 게임 포털을 만들기로 최근 결정했다.

조인호 게임산업진흥원 홍보과장은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는 올해 990억달러에서 내년엔 1165억달러가량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온라인 게임 시장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게임 분야에선 한국이 여전히 메이저 플레이어"라며 "동남아시아,남미 등 최근 1∼2년 새 수출 지역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해외에서 전체 매출의 45%가량을 벌어들이는 예당온라인은 중동,아프리카 대륙을 포함해 60여개국에 게임을 수출하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