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이 개선된 기업의 주가가 더 높은 하방경직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엔 영업이익이 주가 등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여겨졌지만 올 들어선 환율 급변동 등으로 영업외손실을 입은 상장사가 늘어나면서 순이익을 비중있게 보는 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59개사의 올 3분기 누적실적과 주가 등락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증가한 242개사의 주가는 평균 41.06% 하락해 영업이익이 증가한 312개사의 평균 하락폭(44.68%)보다 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49.99% 하락한 데 비해 순이익 증가 기업들의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은 8.93%포인트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예년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큰 폭의 상승장을 연출했던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이 늘어난 상장사들의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이 25.60%포인트로 순이익 호전주(22.19%포인트)나 매출 호전주(12.80%포인트)보다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였었다. 2006년 실적과 주가 등락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는 원·달러 및 원·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화차입에 대한 이자비용이 늘어나거나 키코(환변동 통화파생상품)와 같은 외환 상품에 가입해 손실을 본 기업들이 많다"며 "자회사를 많이 거느린 기업들은 주가 폭락으로 지분법상 손실이 커지는 등 영업을 잘해도 영업외손실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순이익까지 꼼꼼하게 챙겨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세방전지 삼화전기 한국석유공업 경인양행 샘표식품 남해화학 CJCGV KT&G 신라교역 등은 순이익이 늘어나면서 조정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가가 상승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