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두산그룹 등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형 상장사들도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로 인수합병(M&A)에 따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보더스티엠은 최근 패트로비젼 흡수합병에 따른 주식매수청구대금 지급일을 11월 21일에서 다음달 2일로 열흘 가량 연기했다. 보더스티엠과 패트로비젼의 흡수합병을 반대해 주식매수를 청구한 주식수는 99만5803주로, 주식매수청구대금은 40억1300만원에 이른다.

보더스티엠은 이미 지급일을 지난 8월 21일에서 11월 21일로 3개월 연기한 바 있다. 보더스티엠측이 여러가지 자금조달 방법을 강구했지만 신용경색에 따른 주식시장 침체로 자금 조달이 원활치 않자, 또 다시 연기하게 된 것이다.

보더스티엠은 주식매수 청구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주주인 김택씨를 대상으로 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키로 했으며 로 터스마인 등 3인을 대상으로 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리노스는 이니텍 인수를 위해 발행한 사채로, 적지 않은 이자를 물고 있다.

리노스는 지난 7월 이니텍 지분 35.26%를 378억원에 인수하면서 이중 2300만 달러를 사채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리노스는 2300만 달러 규모의 무보증사모사채를 비시스 캐피털 마스터 펀드(Vicis Capital Master Fund)의 수탁자인 칼레도니안 트러스트(CALEDONIAN TRUST(CAYMAN) LIMITED)를 대상으로 발행했다.

사채 만기일은 내년 7월 25일이며 사채이율은 발행일로부터 3개월까지는 월 0.8%, 3개월 경과후 1개월은 월 1%, 4개월이후에는 월 1%에 매월 0.1%가 가산된다.

이에 따라 리노스는 지난 10월 25일까지 3개월 동안 55만2000달러를, 오는 25일까지 23만 달러 등 78만2000달러, 약 11억원이 넘는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12월부터는 가산 이자가 붙으면서 물어야하는 이자가 더 늘어나게 된다.

리노스 관계자는 "1년 만기라 천천히 상환해도 되지만 환율이 안정권으로 들어오면 상환할 계획"이라며 "이니텍 주식으로 상환할 수도 있어, 이자나 환율이 (이니텍의) 현금 유동성하고는 개연성이 없다"고 말했다.

사라콤도 지난 4월 교육업체 마이에듀 지분 80%를 105억원에 인수키로 결정했다. 이중 45억원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조달하고 이후 증자를 통해 잔금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주식시장 침체로 증자에 실패하면서 마이에듀와의 계약이 해지됐다.

양측은 계약 연장 수수료 10%를 부과해 두 차례 주식매 매계약의 연장에 합의했으나 최종 잔금 기일인 지난 6월30일까지 납입되지 않으면서 계약해지에 이르게 됐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사라콤은 지난달 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이어 지난 21일 9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가로 진행했지만 시장에는 부도설이 돌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이날 사라콤에 부도설의 사실 여부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공시시한은 이날 오후.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른 자금사정 악화로 기업들의 M&A가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충분한 여유자금없이 M&A에 나서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