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막힌 돈줄 … 기업 법정관리 내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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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자금지원 중단으로 생사 기로에
10월까지 73개사… 작년의 2.5배로 급증
경제위기로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금융권의 자금 지원중단으로 일시적 자금 압박을 받아 생사의 기로에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회생절차를 신청할 때 내야 하는 예납금을 납부하지 못할 만큼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기업도 많아졌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은 73개에 달하고 있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29개)보다 2.5배 많은 것이다.
주목할 것은 자산이 부채보다 많아 그런대로 괜찮은 기업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올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 중 자산과 부채가 파악된 기업은 64개.이 중 56%인 34개 기업의 자산이 부채보다 많았다. 작년엔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 중 단 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자산이 부채보다 적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회사들이 자금지원을 해주지 않은 것이 한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작년까지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을 통해 금융회사가 기업들을 구제해 줬으나 올 들어서는 이런 현상이 사라지다 보니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몰려 법원을 찾는 기업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의 이동원 부장판사는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일부 기업은 재무제표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보증채무가 많아 실질적으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도 있다"며 "이를 감안해도 금융권이 지원을 계속해줬으면 살 수 있는 기업이 회생신청을 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중간에 회생절차 신청을 취하한 기업이 늘어난 점도 새로운 특징으로 꼽힌다. 올해 회생절차 개시여부가 결정된 기업은 63개.이 중 23%인 15개 기업이 신청을 취하했다. 관계자들은 기업 규모에 따라 1500만~1억2000만원까지 내야 하는 예납금이 없어 회생절차 신청을 취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회생신청을 한 기업들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건설업이 많다. 73개의 신청 기업 중 제조업은 32개로 43%,건설업은 24개로 32%를 차지했다. 제조업에서는 전자 부품을 제조하는 IT제조업체가 12개로 가장 많았다. 건설업 중에서는 주택건설업체가 8개로 아파트 미분양 사태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건설업계 현실을 반영했다.
최근 들어서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음식점 체인,물놀이동산 업체,PC방 체인 등이 회생신청을 하는 등 업종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
10월까지 73개사… 작년의 2.5배로 급증
경제위기로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금융권의 자금 지원중단으로 일시적 자금 압박을 받아 생사의 기로에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회생절차를 신청할 때 내야 하는 예납금을 납부하지 못할 만큼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기업도 많아졌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은 73개에 달하고 있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29개)보다 2.5배 많은 것이다.
주목할 것은 자산이 부채보다 많아 그런대로 괜찮은 기업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올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 중 자산과 부채가 파악된 기업은 64개.이 중 56%인 34개 기업의 자산이 부채보다 많았다. 작년엔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 중 단 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자산이 부채보다 적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회사들이 자금지원을 해주지 않은 것이 한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작년까지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을 통해 금융회사가 기업들을 구제해 줬으나 올 들어서는 이런 현상이 사라지다 보니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몰려 법원을 찾는 기업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의 이동원 부장판사는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일부 기업은 재무제표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보증채무가 많아 실질적으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도 있다"며 "이를 감안해도 금융권이 지원을 계속해줬으면 살 수 있는 기업이 회생신청을 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중간에 회생절차 신청을 취하한 기업이 늘어난 점도 새로운 특징으로 꼽힌다. 올해 회생절차 개시여부가 결정된 기업은 63개.이 중 23%인 15개 기업이 신청을 취하했다. 관계자들은 기업 규모에 따라 1500만~1억2000만원까지 내야 하는 예납금이 없어 회생절차 신청을 취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회생신청을 한 기업들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건설업이 많다. 73개의 신청 기업 중 제조업은 32개로 43%,건설업은 24개로 32%를 차지했다. 제조업에서는 전자 부품을 제조하는 IT제조업체가 12개로 가장 많았다. 건설업 중에서는 주택건설업체가 8개로 아파트 미분양 사태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건설업계 현실을 반영했다.
최근 들어서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음식점 체인,물놀이동산 업체,PC방 체인 등이 회생신청을 하는 등 업종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