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이국 유타州 오일샌드 사업 시제품 '초읽기'

국내 대기업들이 유,가스전 탐사 및 개발에 몰두하고 있던 2006년,한 중소기업이 전문가들조차 생소한 '오일샌드'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100% 자기 자본과 자체 인력만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 당찬 기업은 한국기술산업㈜.

이 회사는 당시 미국 유타주에 있는 웸코사의 광구와 설비를 인수하고,확정 매장량 2억배럴 이상의 오일샌드 광구를 확보했다. 또한 독자적으로 오일샌드에서 중질유를 추출하는 친환경 기술도 확보했다.

이미 미국 특허청에 관련 특허를 출원 중이며 내년 중에는 특허를 취득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오일샌드란 기름과 모래가 뒤엉켜 있는 것을 말하며,미국에서는 흔히 'Tar sand'라고도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오일샌드 매장량이 가장 많은 곳은 캐나다로 확정매장량만 1740억배럴에 이른다.

다음이 베네수엘라와 미국이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정책과 인프라 측면에서 오일샌드 개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고,미국은 대규모 상업생산이 곧 이뤄질 예정이다. 캐나다는 이미 오일샌드 개발이 활성화돼 현재 하루 생산 200만배럴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에너지소비국 7위인 한국의 하루 소비량과 맞먹는 수치다.

한국기술산업㈜이 최초로 상업생산에 들어갈 미국은 확정매장량이 226억배럴 규모로 발표됐으나,최근 500억배럴 규모로 추정된다는 보고서가 나올 정도로 기존 원유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일샌드가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부터였다.

기술 진보의 덕으로 비용이 줄고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일샌드는 화석연료 고갈의 위기 속에서 에너지 자원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이오,태양광 등 대체에너지들과는 달리 석유화학제품 원료가 되는 나프타 (Naphtha)를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술산업㈜은 지난 10월 말 오일샌드 중질유 추출을 위한 플랜트를 성공적으로 시험 가동했으며,시제품 생산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생산된 원유는 정유공장에 정제를 하기 위한 원료로 팔거나,아스팔트 원유로 아스팔트 건설 회사에 판매할 예정이다.

최근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미국 아스팔트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수익성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아스팔트 원유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기술산업㈜이 미국에서 최초로 오일샌드 원유 추출에 성공하면 대한민국 에너지사(史)를 새롭게 쓰게 되는 것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