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매거진#0100] 대형마트 '1+1'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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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경기가 어려울 때 가족들의 식탁을 책임져야 하는 주부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악용하고 있는 사례도 있습니다.
콩나물값 100원이라도 아끼려는 주부들을 현혹하고 끼워팔기를 강요하는 백태를 전재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 대형마트 냉동식품 코너, 시식을 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냉동제품은 시식해보고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부분 두개로 묶여 있는 냉동제품에 대해 정말 저렴한지의 여부를 의심하는 소비자는 없습니다.
인터뷰> 정은미 천호1동
"원플러스 원이잖아요 하나 가격에 두개를 주니까 그래서 자주 이용해요."
이 만두제품은 '1+1'행사라고 써놨지만 제조업체가 처음 납품할때부터 테이프로 묶은 상품입니다.
상품자체가 출시부터 2개로 묶인 것이라 '1+1'행사시 낱개로 4봉지를 판매해야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선 하나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기획상품으로 오해하기 쉽상이고 제품의 가격표시도 없어 얼마나 싼지 알수 없습니다.
인터뷰> 현장 판매사원
사원 : "원래 6800원인데 이걸 하나 더드리는 거에요"
사원 : "하나에요?"
기자 : "가격이 써있나요?
사원 :"가격이 없네요..."
제조업체나 대형마트는 이같은 소비자 혼란에도 사실조차 모릅니다.
인터뷰> 마트 관계자
"그 만두상품은 '1+1'을 하려면 2개묶음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니까 낱개로 하면 4개를 줘야하는 거 맞죠... 일반적으로 그 상품은 '1+1'행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냉동식품의 경우 쉽게 상하는 제품 특성상 재고를 줄이거나 소비자의 선호를 이유로 묶음포장 상품이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입장에선 낱개로 팔지 않으니 울며겨자먹기로 묶음상품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램당 단위가격이나 낱개가격도 없어 얼마나 저렴한지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만두나 돈까스 등 냉동식품은 단위가격을 표시해야하는 의무표시품목에서 빠져있어 제조업체와 마트는 소비자에게 끼워팔기를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묶음상품은 소비자들의 혼란 여지가 있어 이 같은 가격표시는 위법성 여지가 있습니다.
인터뷰>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그런 가격표시없이 '1+1'과 '가격표시만 있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소비자들은 상품의 하나의 가격을 모를수도 있으니까, 그럴경우 위법성 소지가 있습니다"
다른 매장의 세제코너를 가봤습니다.
같은 제품이지만 단위가격이 크게 차이가 납니다.
3.6Kg(1.6Kg+1.6Kg)짜리 묶음 기획상품의 단위가격은 939원.
같은 상품이지만 용량만 다르고 낱개 판매하는 이 제품은 523원입니다.
단위가격이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브릿지> 전재홍 기자
"두개를 사는 것이 비싸보이는 것은 단위가격이 잘못 표기돼있기 때문입니다"
꼼꼼한 소비자라도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양평동 이정애 주부
"단위가격을 보고 구매하죠. 단위가격이 틀리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요. 틀려요? 어머..."
제조업체와 대형마트가 각종 편의를 위해 가격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묶음 상품이 낱개로 나뉘어져 끼워팔기에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대형마트 관계자도 이러한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마트 관계자
"업체에서 그렇게 묶음포장(밴딩)했던 제품을 따로 뜯어서 낱개로 판매한다는 이야긴데... 물론 그런 가능성은 있을 수도 있는데..."
정부는 대형마트의 단위가격 표시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연말쯤 그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조사 이후, 현재 햄과 설탕, 참기름등 33개 품목에 한정돼 있던 단위가격 의무표시품목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소비자보호원 관계자
"단위가격 품목이 33개로 너무 적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만두등 식료품 전반적으로 확대 적용해야 소비자들의 비교구매가 수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마트에서도 가격표시에 대해, 보다 정확한 표기가 필요해 보입니다."
정부가 지난 1999년 도입한 '100g당, 개수당' 등 단위분량당 값을 매기는 '단위가격 표시제'.
기자스탠딩> 제도 도입이후 10년이 지나도록 소비자들은 여전히 상품가격확인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백원이라도 아끼려는 주부들의 심정을 이해해 대형마트와 제조업체는 보다 정확한 가격표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WOW-TV NEWS 전재홍입니다.
전재홍기자 jhje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