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사회탐구영역 정치 과목 9번 문제에 대해 복수정답을 요구하는 이의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17일까지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문항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은 결과 총 493건이 접수됐다고 18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중복신청이나 이의에 대한 반대의견 등을 제외한 실제 이의신청 건수는 328건,총 137개 문항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이의신청이 접수된 문항은 사회탐구영역 정치 과목의 9번 문제로 A(대통령제)와 B(의원내각제) 두 가지 정부 형태의 특징을 설명한 보기 가운데 옳은 것을 고르도록 한 문항이다.

평가원은 'A(대통령제)의 의회는 각료 임명에 대한 동의를 할 수 있다'는 2번 보기를 정답으로 발표했지만 'B(의원내각제)의 의회는 행정부 수반을 탄핵할 수 있다'고 한 3번 보기도 정답이 된다는 게 이의신청의 주된 내용이다.

수험생들은 "탄핵제도는 정부 형태와 무관하게 존재하며 의원내각제의 원조인 영국에서도 여전히 인정되고 있다" "영국 의회에서도 2004년 8월 토니 블레어 전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에 착수했었다" "인터넷만 검색해도 의원내각제 의회가 행정부 수반을 탄핵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복수정답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차동욱 연세대 연구교수(정치학)는 "오스트리아 독일 등 의원내각제 국가에서는 행정부 수반인 총리가 아니라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해 탄핵할 수 있지만 영국은 총리에 대해서도 가능하다"고 밝혀 복수정답 가능성을 시사했다.

평가원은 수험생들로부터 접수된 내용들에 대해 심사를 거쳐 오는 26일 최종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며 성적표는 다음 달 10일까지 수험생들에게 통지된다. 이의신청이 가장 많았던 영역은 언어영역으로 72건에 달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