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절하 가능성 여전

러시아 정부가 루블화 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고 있는 세계 각국과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1%포인트 높은 연 12.0%로 인상했다. 급락 추세가 이어지는 루블화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 루블화 가치는 11일 바스켓(달러 55%,유로 45%)당 30.79루블까지 떨어지며 2007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화에 대한 루블화 가치는 달러당 27.56루블에 거래됐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주식시장 불안과 유가 급락 등으로 루블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자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시장에 개입해왔다. 하지만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줄어들자 러시아 정부의 대응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FT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이 1000억달러 이상 감소,5000억달러로 줄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루블화 가치 하락을 용인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러시아 중앙은행이 11일 바스켓에 대한 루블화 환율 목표 범위의 상·하한선을 1% 확대했다"며 "이는 루블화 가치의 평가절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