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소비 지출 급감 상상 초월..심각한 경기침체 전조"

미국의 전 소득층에서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몇 십년만에 최악의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7일 개장한지 1년이 넘는 20여개 대형 소매업체들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매장에서 매출액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500달러 상당의 명품 드레스를 파는 고급 백화점부터 18달러 상당 속옷 세트를 파는 저가 매장에 이르기까지 매출액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
몇 달 전부터 소매 업체들은 재고품을 줄이는 등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에 대응할 준비에 들어갔지만 실제 매출 감소 폭은 2자릿 수에 이르는 등 이들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지난달 고급 백화점인 니만마커스와 삭스 피프스 애버뉴의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8%, 17% 하락했다.

노드스트롬도 비슷한 추세다.

미 대표적 의류 브랜드인 아베크롬비앤피치와 갭은 각각 20%, 16%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대형 할인업체인 월마트와 비제이스 홀세일 클럽은 판매율이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국가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의 급감은 심각한 경기침체가 확장될 것이라는 전조라고 지적했다.

와코비아의 존 D. 모리스 애널리스트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나온 10월 특히 마지막 주의 매출액은 매우 실망스러웠다면서 "앞으로 더욱 안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리스마스를 몇 주 남긴 가운데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소매업체들은 앞다퉈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코올스 백화점은 이날 자정까지 매장을 열고 250달러 상당의 다이아몬드 귀고리를 77.99달러에 제공할 예정이다.

케이마트는 실베니아제 32인치 LCD TV를 110달러 저렴한 439.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판매율이 2.4% 상승한 월마트마저 할인 행렬에 가세, 목요일마다 수천개의 음식과 선물 품목들을 특별할인가에 내놓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미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NPD 그룹의 마셜 코헨 수석 산업 애널리스트는 소매업체들이 "오기만 해라", "우리가 쇼핑할 비용은 대주겠다"고 말하고 있는 셈이라며 절박한 시장 상황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