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미셸 오바마(44)는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퍼스트 레이디다. 시카고의 전통 흑인 거주 지역인 사우스사이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셸 오바마는 어렸을 때부터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 때문에 미셸은 어릴 때 단칸방 중간에 천으로 커튼을 만들어 오빠와 방을 나눠 썼고,대학 시절엔 화장실 없는 기숙사 방에 4명의 룸 메이트와 함께 사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꿈을 키웠다.

미셸은 스스로의 힘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했다. 휘트니영 고교 시절 내내 최고 성적으로 장학금을 받았으며 동부 명문 아이비 리그 중 하나인 프린스턴대에 입학,사회학을 전공하고 우등으로 졸업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로펌인 시들리 오스틴에 들어가 마케팅과 지식재산권 분야 변호사로 일했다.

'21세기의 재클린 케네디'라고도 불리는 미셸은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의 당선을 이끌어 낸 일등 공신이다. 올 2월 애국심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이며 미 보수세력으로부터 '불만에 찬 흑인 여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대선전이 진행되면서 미셸의 '솔직함'과 '부드러움'은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자신도 '워킹 맘'임을 내세워 백인 여성 노동자 층인 '월마트 맘'의 표심을 끌어모았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