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는 두뇌의 창이다. 대개 비염이나 축농증 환자들이 책을 보거나 글씨를 쓰기 위해 고개를 앞으로 숙이면, 머리가 아프거나 머리를 짓누르는 느낌이 심해져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호흡이 곤란해진다. 이는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고 당연히 학업에 지장을 받게 되며 성적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또한 코가 막히면 코로 숨을 쉬지 못하고 자연히 입으로 숨을 쉬는 구호흡을 하게 되는데 이때 구호흡을 하게 되면 산소섭취량이 감소한다. 산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 바로 뇌인데 코로 숨을 쉬지 못하고 입으로 숨을 쉬면 뇌로 가는 산소량이 늘 부족해져 뇌의 발육과 성장이 나빠지고 머리가 나빠지며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가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하루 종일 책상 앞에만 앉아 있는데도 이상하게 성적이 안 올라요.” 좀처럼 틈을 주지 않는 학교공부에다 과외까지 하는데도 도무지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말하는 부모들이 많다. 코 알레르기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알레르기가 생활에 끼치는 악영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여타의 알레르기 중 비염과 축농증을 가진 이들이 35.1%가 가장 많았다. 조사 결과, 학교성적 저하가 29.3%로 가장 많았고, 성장 발육 장애가 18.2%, 치아와 안면변형이 10.0%, 정서불안 및 성격장애가 7.4%의 순서로 나타났다. 청소년기는 ‘피가 끓는 시기’로 이때는 상체로 열이 많이 올라간다. 스트레스로 인해 가슴과 머리에 열이 가중되면 축농증, 비염, 만성기침 등의 질환이 생기기 쉽다. 이에 반해 하체는 상대적으로 부실해져서 설사, 변비, 복통, 식욕부진 등이 일어난다. 특히, 축농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경우는 고개를 숙이면 코에 혈액이 쏠려 더욱 답답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것이 고쳐지지 않고 계속되면 기억력 감퇴, 주의력 산만, 무기력감이 나타나 공부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대개 입시 수험생들을 보면 축농증에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공부시간에 쫓겨 치료시기를 미루기만 하다가 결국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극에 달했을 때 할 수 없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계속 흐르는 것 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기 쉽다. 그러나 이것이 만성으로 자리 잡으면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증상이 계속될 수 있다. 그러니 학업에 쫓기더라도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축농증 치료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 ‘공부하기도 바쁜데 치료는 나중에’라는 생각은 공부의 전후순서를 모르고 하는 핑계일 뿐이다. 공부를 잘 하고 싶다면 우선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질병부터 깨끗이 치료한 상태로 학습에 임하는 것이 현명한 자세다. 또한 적절한 휴식과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가벼운 목운동이나 허리운동으로 굳은 몸을 풀어주며, 눈 주위나 뒷목에서 어깨부위까지 골고루 주물러 준 후 눈을 감고 자신의 호흡을 100번 정도 헤아린다. 이때 호흡은 물론 코호흡이다. (도움말=코알레르기클리닉 강남영동한의원 경희대외래교수 한의학박사 김남선)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