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3일에도 양대 정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와 존 매케인 양측간의 비난 공세가 여전히 거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통상적으로 선거 전날 경쟁 후보에게 일종의 덕담을 하는 것이 그동안의 선거 관행이었지만 이번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는 전날 오하이오주 유세 과정에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에 대해 딕 체니 부통령이 지지 의사를 표한 점을 물고늘어졌다.

체니 부통령의 지지야말로 매케인 후보의 집권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세번째 임기 노릇을 할 것이라고 오바마 후보가 주장하고 나선 것.
비난전에서는 공화당도 뒤지지 않았다.

과격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와 오바마 후보와의 연계를 정치 공세용으로 사용하지 말자는 매케인 후보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매케인 후보 선거운동본부가 펜실베이니아주에서의 광고 과정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공화당원들은 또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패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경선 당시 오바마 후보의 경험 부족 문제를 언급한 내용을 전화 선거광고용으로 쓰기도 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의 이날 유세 장소가 각자에게 매우 의미있는 곳이었다며 대선일 하루 전날까지 공세의 고삐가 늦춰지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오바마 후보 입장에서 오하이오주에서 승리할 경우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고배를 들어야 했던데 대한 설욕이 되는 것은 물론, 당내 경선 과정에서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패배했던 아픔까지 씻어버릴 수 있게 된다.

또 매케인 후보는 대선에서 이기려면 오바마 후보쪽으로 기울어진 지역 가운데 뉴햄프셔와 함께 펜실베이니아를 반드시 빼앗아야 한다는 선거 전략상의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다.

매케인 진영의 찰리 블랙 선거전략가는 매케인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에서 라이트 목사 발언을 광고용으로 쓰지 않았으면 하는 의견을 갖고 있었다면서도 "전에 매케인 후보가 말했듯이 모든 광고 집행 과정에서 그가 심판관 노릇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스콧 리드 선거전략가는 '덕담'을 하면서 선거운동을 마치는 것이 "전통의 일부분"일 수 있다면서도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사람들의 수가 매우 적고 그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야 유리해진다는 점은 두 후보 진영 공동의 관심사"라며 마지막까지 '덕담'을 쉽게 하지 못하는 이유를 내비쳤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