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2)의 방망이가 침묵을 지킨 가운데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일본시리즈 첫 판을 패하고 말았다.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챔피언 요미우리는 1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일본시리즈(7전 4선승제) 세이부 라이온스와 1차전에서 솔로 홈런 두 방을 두들겨 맞아 1-2로 아쉽게 무너지고 말았다.

이승엽은 5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했지만 볼넷 1개만 고르고 삼진 2개를 당해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우에하라 고지와 와쿠이 히데아키의 선발 대결로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진 1차전에서 선취점은 요미우리가 뽑았다.

요미우리는 0의 균형이 이어지던 4회말 선두타자 스즈키 다카히로가 3루수 실책으로 살아나가자 보내기 번트에 이어 알렉스 라미레스가 우익수 글러브 맞고 떨어지는 행운의 2루타를 쳐 1-0으로 앞섰다.

이승엽은 계속된 2사 2루에서 타석에 나섰지만 와쿠이가 정면 대결을 회피해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다음 타자 가메이 요시유키가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공격이 마무리됐다.

요미우리가 1점에 그치자 올시즌 198홈런을 몰아쳤던 `대포 군단' 세이부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고토 다케하시가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솔로아치를 그려 간단하게 동점을 만들었다.

1-1로 맞선 6회에는 2사 뒤 나카지마 히로유키가 우중간 스탠드에 꽂히는 1점홈런을 쏘아올려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세이부 에이스 와쿠이의 눈부신 호투에 눌려 끝내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9회말에는 마무리 투수로 나선 알렉스 그라만을 상대로 첫 타자 기무라 다쿠야가 내야안타를 치고 나가 마지막 기회를 잡았으나 오가사와라가 2루수 땅볼, 라미레스는 병살타를 쳐 이승엽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이승엽은 2회 첫 타석과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모두 포크볼에 헛스윙 아웃됐고 4회에는 2사 2루에서 볼넷을 골랐다.

세이부 선발 와쿠이는 8이닝동안 삼진 8개를 뽑으며 1안타 1실점으로 막았고 요미우리의 우에하라도 7이닝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5피안타로 호투했지만 솔로 홈런 두 방때문에 패전투수가 됐다.

승리한 세이부의 와타나베 히사노부 감독은 "클라이맥스 시리즈와 달리 일본시리즈는 투수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줘 답답했으나 고토가 곧바로 동점포를 쏘아 올려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패장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우에하라가 홈런 2방을 맞았지만 내용은 좋았다.

타선이 오늘은 막혔지만 2차전부터는 때려줄 것"이라며 중심 타선에 믿음을 나타냈다.

2차전은 2일 오후 6시15분 도쿄돔에서 계속된다.

선발투수 예고제를 하지 않지만 요미우리는 다카하시 히사노리, 세이부는 호아시 가즈유키를 내세울 것으로 보여 왼손투수끼리 승리를 다툴 전망이다.

(도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