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영예는 두 차례 결승타와 쐐기타로 SK 와이번스가 4승 중 3승을 거두는 데 맨 앞에 나선 '소년장사' 최정(21)에게 돌아갔다.

최 정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SK의 2년 연속 우승이 확정된 뒤 프로야구 기자단 투표에서 총 69표 중 45표를 얻어 16표에 그친 좌투수 이승호(27)를 누르고 MVP로 뽑혔다.

그는 21세8개월3일로 역대 최연소 MVP도 갈아 치우고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최정은 이번 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263(19타수5안타) 홈런 1개 4타점에 그쳤지만 타점의 순도가 워낙 높아 몰표를 받고 MVP를 따냈다.

그는 상금 1천만원과 삼성전자가 마련한 300만원 상당의 LCD TV를 부상으로 받는다.

26일 1차전에서 수비 위치를 잘못 잡아 두산 최준석의 3루 선상 빠지는 타구를 잡지 못했고 타석에서도 4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등 공수에서 부진했던 최정은 1승1패로 균형을 이룬 3차전부터 승리를 부르는 사나이로 탈바꿈했다.

29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3차전에서 1-1로 맞선 6회 2사 1루에서 두산의 바뀐 투수 이재우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결승 투런포로 3-2 승리를 이끌더니 30일 4차전에서도 1-1이던 4회 1사 1루에서 좌선상 1타점 2루타를 터뜨렸고 4-1로 승리하면서 이틀 연속 결승타를 기록하게 됐다.

마침내 31일 5차전에서도 1-0으로 간신히 앞서던 2사 1,2루에서 좌중간 1타점 적시타를 작렬시키면서 쐐기를 박았다.

강력한 불펜이 버틴 SK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앞서가는 점수가 필요했고 그때마다 최정이 해결사로 막중한 구실을 했다.

20여일 간 쉬면서 타자 대부분의 타격 컨디션이 떨어져 있던 상황에서 최정의 결정적인 한 방은 더욱 빛났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2005년 입단한 최정은 이듬해 홈런 12개를 쏘아 올리며 '소년장사'로 불리기 시작했다.

김성근 감독의 혹독한 가르침 속에 공수에서 눈을 뜬 지난해에는 정규 타석을 채우고 타율 0.267을 때렸다.

홈런 16방과 66타점을 올리며 거포 본능을 발산했고 올해는 홈런(12개)과 타점(61개)은 줄었으나 정확성을 높여 타율을 0.328로 끌어올리면서 차세대 주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최정은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어젯밤 꿈을 꿨다.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데 내가 고양이를 죽였다.

그런데 죽지 않고 살아나는 꿈이었다"며 생뚱맞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2년 전보다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몇 경기 잘 치다가 하루 못 치면 고민을 하곤 했는데 올해는 길게 보고 여유를 갖게 됐다"고 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한 비결을 설명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예전에는 글러브에 구멍이 나 있는 줄 알았다.

수비만 하면 실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 온종일 특타를 하는 와중에도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고 큰 선수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이제는 국가대표급 선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