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전 업종이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그렇지만 모든 분야의 업황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불황일수록 영업이 잘 되는 분야도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화장품이다. 외환위기를 맞아 모든 회사가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로 신음할 때 화장품회사들은 매출과 이익의 증가로 소리 없이 웃었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화장품이 잘 팔리는 이유는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당시 해고와 실직이 난무하면서 남성들의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월급이 깎이자 여성들이 대거 경제활동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외부 활동을 하려다 보니 외모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화장품 소비가 급증한 것이다.

또다시 한국경제는 10년 만에 비슷한 위기를 맞고 있다. 그때의 외환위기와 사정은 많이 다르지만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인재시장,취업시장도 상황이 비슷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시간을 내서 10년 전 외환위기 때 고용시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당시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산업과 기업,그리고 인재시장은 '표주박 구조'로 바뀌었다. 상위 20%는 회복된 경제 상황의 결과물을 한껏 누렸지만 나머지 대다수는 과거 수준을 되찾지 못한 채 결국 바닥으로 처지고 말았다.

어떤 그룹은 거의 모든 계열사가 업종 1위로 올라선 반면,어떤 기업은 거의 모든 기업이 하위권으로 처졌다. 인재시장도 마찬가지였다. 한덩어리로 모여있던 직원들 가운데 상위 20%는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직급이 높아지고 연봉이 뛰었다. 그러나 나머지 대다수는 퇴출 압력을 받다 직장을 그만두거나 승진이 좌절된 채 눈칫밥을 먹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번 경기 침체 역시 산업과 기업,인재시장의 재편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위기가 끝나고 안개가 걷히면 같이 있던 동료의 상당수는 다시는 서로 비슷한 대접을 받으면서 비슷한 일을 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경기 침체로 시장은 치열한 경쟁을 맞고 있다. 수요가 반으로 줄면 경쟁의 강도는 4배 이상으로 급증한다. 이 경쟁이 끝난 뒤 표주박의 밑둥이로 처지지 않으려면 땀을 흘려야 한다. 지금은 자신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철저한 커리어 관리가 필요한 때다.

신현마 커리어케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