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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구 칼럼] '셀 코리아'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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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구 <수석논설위원 bklee@hankyung.com>

    외국인 떠나는 건 그들이 다급한 탓

    환율 이용 '대박' 일궈…매수 재개 머잖아

    국제금융위기 태풍이 몰아치면서 주가와 원화가치가 하염없이 주저앉았다. 코스피지수는 1000선을 오르내리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로 치솟았다. 극심한 금융불안의 한 가운데에는 한국주식을 던지고 떠나는 외국인들이 자리하고 있다. 올 들어 순매도 규모는 37조원가량에 이른다. 연간 기준 사상최대다. 2005년 순매도로 돌아선 이후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외국인들이 손해를 보고 떠나는 듯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간단히 셈을 해보자.1992년 자본시장이 개방된 후 꾸준히 주식을 사들였지만 최근 몇 년간 대거 내다팔면서 누적매매가 14조원 이상의 순매도로 돌아섰다. 가져온 돈보다 갖고 나간 돈이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투자원금은 이미 다 챙겼고 지금 보유한 주식은 모두 투자 수익에 해당한다는 이야기다.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을 500조원,외국인 비중을 30% 정도로 잡을 경우 대략 150조원을 헤아린다. 해마다 챙겨간 배당금까지 합한다면 수익은 더욱 부풀어오른다. 그야말로 노다지를 캐낸 셈이다.

    외국인의 과거 매매패턴에서는 중요한 특징이 발견된다. 순매수 순매도 여부가 원·달러 환율과 대단히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이 가장 열심히 주식을 사들인 시기는 2000~2004년 사이다. 순매수 규모가 연(年) 10조원을 상회한 게 3번이나 된다. 이 시기의 원·달러 환율은 대체로 1100~1300원대를 유지했다. 소폭 순매도로 전환된 2005년은 달러당 1000원 선 붕괴를 앞둔 시점이었고 환율이 900원대를 기록한 2006년과 2007년엔 11조원어치와 30조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원화가치가 저평가됐을 때 싸게 주식을 사들이고 반대의 경우 매도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실제 외국인들은 2006~2007년 대거 주식을 내다팔면서 시세 차익과 대규모 환차익을 함께 누렸다.

    물론 올해는 양상이 좀 다르다. 환율이 폭등한 상태에서도 대규모 매도세가 멈출 줄 모른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는 연초부터 서브프라임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국제금융위기로 치달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외국금융회사들 스스로가 심각한 유동성 부족사태에 직면하고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제 발등의 불끄기가 워낙 급한 탓에 현금화가 수월한 주식을 내놓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다. 팔고 싶어 한국주식을 판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달러 기준으로 따져보면 우리 증시의 매력은 더욱 분명해진다. 올 들어 환율이 50% 이상 오른만큼 지금의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눈엔 600대에 그친다. 2000을 웃돌았던 최고치보다 70%나 빠졌다. 세계최고 조선업체라는 현대중공업의 어제 종가(13만7000원)도 같은 방식으로 따지면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해 최고치(55만원) 대비 80% 이상 추락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낙폭이 과도하다.

    환율 효과로 수출확대 및 경상수지 호전이 예상된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특히 온갖 산업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과 중국은 오히려 통화가치가 상승한 만큼 그 효과가 배가될 전망이다. 세계경기 하강이란 걸림돌은 있지만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도 급락세여서 경상수지는 빠르게 개선되고,원화 가치도 조만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웃돈 것은 몇 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외국인들에게는 지금이 더없이 좋은 기회라는 이야기다. 더구나 환율에 편승해 노다지를 일군 추억까지 있는 만큼 이런 기회는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심각한 국제신용경색만 풀린다면,우리가 그 기간만 잘 버텨낸다면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나고 제2의 외환위기 우려도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적어도 환율과 외국인들의 과거 매매패턴으로 보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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