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장사'라고 불렸던 최정이 홈런 한방으로 한국시리즈 주도권을 SK쪽으로 끌고 왔다.

SK 와이번스는 29일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열린 2008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에서 1-1로 맞선 6회초 최정이 바뀐 투수 이재우로부터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2점홈런을 터뜨려 3-2로 짜릿한 승리를 낚았다.

1차전 패배 뒤 2연승을 거둬 분위기를 반전시킨 SK는 이로써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향해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셈이다.

케니 레이번과 이혜천의 선발대결로 초반 투수전을 벌였던 3차전은 SK가 4회초 1사 뒤 이진영이 좌선상 2루타로 포문을 열자 이재원이 중전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두산은 공수 교대 뒤 김현수의 볼넷과 김동주의 좌전안타로 2사 2,3루를 만든 뒤 레이번의 폭투때 3루 주자가 재빨리 홈을 밟아 1-1을 만들었다.

이처럼 팽팽하던 경기는 6회초 최정의 홈런 한방으로 균형이 깨졌다.

SK는 1사 뒤 이재원이 우전안타로 출루했고 4번 박재홍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순간 김경문 두산 감독은 잘던지던 이혜천을 내리고 `믿는 도끼' 이재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1차전에서 3⅔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다졌던 이재우를 조기 투입해 마운드의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심산.
그러나 이재우의 초구가 시속 145㎞의 빠른 볼이었지만 한가운데로 높게 쏠리자 최정의 방망이가 번개처럼 돌았고 맞는 순간 잠실구장에 함성과 탄식이 교체되며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최정은 앞선 타석까지 한국시리즈에서 10타수 1안타로 부진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단 한방으로 한국시리즈의 주도권을 가져온 셈이다.

뚝심의 두산은 그냥 주저앉지는 않았다.

7회말 첫 타석에 나선 포수 최승환은 조웅천으로부터 좌측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1점홈런을 날려 2-3으로 따라붙었다.

9회말에는 역전 찬스를 잡았으나 끝내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다.

두산은 선두타자 유재웅이 좌전안타로 출루하고 최승환이 보내기번트에 실패한 뒤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종욱과 고영민이 연속 안타를 때려 1사 만루의 황금 기회를 잡았지만 김현수가 2루수 병살타로 물러나 뼈아픈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8회부터 조기 투입된 SK 마무리 정대현은 2이닝동안 4안타를 맞았으나 무실점으로 막아 1점 차 승리를 끝까지 지켰다.

반면 두산은 SK보다 안타수에서 11-5로 크게 앞섰지만 몇 번의 찬스에서 끝내 적시타가 터지지 않은 것이 패인이었다.

또한 두산은 유일하게 쓸만한 좌완투수인 이혜천이 5⅔이닝동안 삼진 7개를 뽑으며 호투했지만 4안타로 2실점해 패전투수가 됐고 불펜의 핵인 이재우가 3⅓이닝을 던지고도 3차전을 놓쳤다는 점에서 남은 경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한국시리즈 4차전도 30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