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확정안 발표 … 무디스, GM 신용등급 하향
미국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인수.합병(M&A)에 대규모 자금을 직접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금이 부족한 GM을 도와 M&A가 촉진되도록 하자는 취지이나,실제론 자동차업계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27일 미 재무부가 두 회사의 합병을 돕기 위해 자금을 직투입하거나 부실 자동차 대출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최소 50억달러를 긴급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재무부는 지원 확정안을 이번 주 안에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또 이날 GM과 서버러스캐피털(크라이슬러의 최대주주)이 정부에 합병을 지원할 구제금융으로 사상 유례 없는 약 100억달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30억달러는 합병회사의 우선주를 정부가 매입하고 △30억달러는 합병에 따른 퇴직자 연금 지급용으로 △나머지는 GM이 발행한 기업어음(CP) 등을 매입해주는 용도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미 에너지부가 GM에 50억달러를 대출해 양사 간 합병을 돕는 작업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미 의회가 고효율 연료자동차 개발비 명목 등으로 승인한 총 250억달러 규모의 자동차업계 지원금에서 자금을 대주거나 △7000억달러의 금융권 구제금융을 통해 GM과 크라이슬러의 자동차금융 자회사가 보유한 자동차 대출채권을 사들이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재무부 에너지부 상무부 관리들이 양사와 접촉을 가져왔다"고 확인했다.
GM과 크라이슬러 간 합병이 성사될 경우 35만명의 직원을 가진 세계 1위 공룡 자동차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GM으로선 최대 100억달러 규모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가 민간 자동차회사를 지원하기는 1980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은 파산 위기에 처한 크라이슬러에 15억달러 규모의 지급보증을 서주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구제금융을 받은 크라이슬러는 '연봉 1달러'라는 배수진을 친 리 아이어코카 회장 주도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1982년에는 흑자로 돌아섰다.
한편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 측은 "정부가 자동차업체들을 아예 지원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나 자동차업계 전체를 구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의 경제자문역인 로버트 루빈은 특정한 경우 자동차업체들을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았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