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남 창원에서 개막되는 '환경올림픽'인 람사르(Ramsar)총회를 마케팅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업과 지자체들 간 경쟁이 뜨겁다. 이번 총회는 8일간 158개 협약 당사국 정부 대표와 비정부기구 관계자 등 2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로 치러진다.

이에 따라 기업들과 개최지 창원을 비롯한 인근 지자체들은 '람사르 마케팅(Ramsar Marketing)'을 통해 친환경 이미지 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제품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기업들은 주로 물품 협찬과 자원봉사 등으로 그린이미지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GM대우는 각국 장ㆍ차관 등 주요 인사들의 수송을 위해 신차 '베리타스' 12대를 행사용 차량으로 협찬했다.

경남에너지는 쏘나타를 개조한 천연가스자동차 1대를 기증했으며,코레일은 창녕군 및 우포늪 등 창녕 일대의 관광지와 KTX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했다. 또 영원무역은 자원봉사자 유니폼을 제공하고 다농코리아와 무학은 자사의 생수를 지원키로 했다.

삼성테크윈 볼보코리아 경남은행 하이트맥주 STX엔진 롯데백화점 등 18개 업체는 '람사르총회 기업서포터즈'에 가입해 습지 보전활동,습지 주변 지역주민 지원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아 한화테크엠 동서식품 KT 등 25개 업체는 각국 대표들을 안내하는 '참가국 서포터즈' 활동을 펼친다. 람사르총회가 열리는 창원컨벤션센터에선 KPE 동화화성 등 11개 업체가 참여해 태양광 모듈,수소연료전지 성능시험기 등 각종 그린에너지 제품을 선보인다.

경남지역 주류업체들도 '람사르 특수' 잡기에 뛰어들었다. 이들의 치열한 경쟁 때문에 '가을국화'(무학),'우포의 아침'(맑은내일),창원의 아침'(맑은내일),'진주'(장생도라지),'지리산국화주'(지리산국화주),'지리산솔송주(지리산솔송주),'복분자술'(명가원) 등 무려 7종의 주류가 '람사르총회 공식 건배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자체들도 '람사르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남 순천시는 총회 기간에 순천만 갈대축제를 여는 한편 '람사르총회 기념 제2회 청소년 습지연구공모전'(11월1∼2일),'세계자연유산 등록 국제심포지엄'(11월 말께) 등을 잇따라 개최해 2006년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우리나라 최초의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세계에 널리 알릴 방침이다.

신안군은 27일 국립공원연구원과 공동으로 창원에서 '2008 국제 철새 심포지엄'을 개최해 신안지역의 친환경 이미지를 집중 부각시킨다는 복안이다. 여수시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리는 '2012년 여수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해 행사장 내에 홍보관을 운영한다.

경남지역에서는 창원의 단풍거리축제(11월1∼2일)와 전국민속 소싸움대회(10월25∼29일),마산의 가고파국화축제(10월24일∼11월2일),진주의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11월1∼5일),통영의 경남국제음악콩쿠르(11월2∼9일),김해의 분청도자기축제(10월30일∼11월2일),창녕의 부곡온천제(10월28일∼11월4일) 등 지역축제들이 람사르총회를 전후해 열린다. 이들 지자체들은 템플스테이 민박프로그램 등을 준비,행사관계자와 관광객들을 유치키로 했다.

람사르총회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국내·외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 등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기업과 지자체 등의 참여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산=김태현/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