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즈 퀸즐랜드 공과대학 '창의학부'

호주 브리즈번 켈빈그로브 지역에 자리잡은 퀸즐랜드공과대학(QUT) 캠퍼스.군부대를 개조한 때문인지 곳곳에 군대 막사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창의학부(Creative Faculty)' 건물 앞에선 몇몇의 학생들이 카메라를 들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연극 전공 학생들이 인터뷰 대상자가 돼 답변을 한다. 신문방송 전공 학생들은 이를 뉴스로 제작하고 있다. 두 개 전공 학생들이 공동작업을 통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다.

QUT 창의학부는 창작활동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창조산업' 관련 전공을 한군데로 묶은 학부다. 한국 같으면 미대 음대 사회대 인문대 등으로 나뉘어 있을 음악 연극 무용 의상 애니메이션 신문방송 문예창작 등 11개 전공이 단일 학부로 통합돼 있다.

굿프리트 싱 QUT 국제담당 매니저는 "오늘날 비주얼아티스트는 애니메이션 등 디지털 미디어를 쓰기도 하고 미술작품에 음향효과를 사용하기도 하는 등 예술분야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며 "창의학부는 각 예술영역을 하나로 묶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극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이 시나리오를 쓴다. 옷은 의상학과 학생들이 만든다. 음악 전공자는 무대음악을 책임진다. 학생들마다 자신의 주 전공이 있기는 하지만 다른 전공과정도 익히고 작품도 협업을 통해 만들어야 한다.

11개 전공과정이 있지만 졸업할 때는 '창조산업학사(BCI)'나 '순수예술학사(BFA)' 등 크게 두 가지 학사학위 가운데 하나를 받는다. 무용 애니메이션 TV프로듀서 연극 패션 전공 학생은 모두 'BFA학위'를 수여받는다.

교수와의 1대 1 수업이 중요시되고 외부 업체들과 산학연계를 강조하는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 학부 4000명의 학생 중 1학년은 학교에서 강의 위주로 수업을 듣는다. 2∼3학년은 외부와 프로젝트를 많이 하며 실습 위주로 교육을 받는다. 일주일에 한 번은 강의,다른 한 번은 교수로부터 1대 1 수업(Tutorial)을 받아야 한다.

QUT 캠퍼스 내에는 'La Boite'라는 극단이 극장 건물에 입주해 있다. 산학연계 차원에서 임대료를 받지 않는 대신 공연이 있을 때마다 학생들을 인턴으로 고용해야 한다. 애니메이션 컴퓨터디자인 방송스튜디오 등 실습실과 실습기자재도 실제 방송국이나 디자인업체의 것과 동일한 수준에서 마련돼 있다.

QUT 창의학부에서 웹 디자인과 쌍방향 미디어 과목을 가르치는 박지용 교수는 "이곳 졸업생들은 거의 대부분 취직을 하는 데다 산업 규모가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는 추세여서 호주 내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브리즈번(호주)=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www.ghrforu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