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태 기자의 이슈진단] 금융시장 '백약이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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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금융안정대책과 건설경기 부양대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취재기자와 이같은 원인을 살펴본다.
김의태 기자 나왔다.
김기자 정부가 잇따른 대책에도 국내금융시장 불안정한데?
그렇다. 지난 주말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에 이어 건설경기 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국내금융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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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책을 보면 외화채무 정부지급 보증에서 부터 건설사가 보유한 미분양 주택을 되사는 내용까지 사실상 전방위에 걸쳐 고강도 대책이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잇따른 정책이 사실상 금융시장에서는 약발이 먹히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이같은 정부정책이 시장에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근본적인 문제의 시작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국내시장의 위기를 막기 위한 정부의 전방위 대책이라는 것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가 파급력 있고 특단의 대책을 내려도 글로벌 경제위기의 파고 속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위기, 파키스탄 등 잇따른 IMF 구제금융 신청 국가들이 나오는 글로벌경제 위기 상황에서 우리정부의 고강도 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우선 글로벌 경제 안정이 우선이 돼야 우리정부의 정책도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 같다.
최근 증시상황을 점검해 보자. 외국인이 연일 내다팔고 있는데 왜 그런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는 가운데
특히 한국시장이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으로 인식이 되면서 단기간에 외국인의 집중 포화 대상이 되고 있다.
3분기까지만 해도 세계증시에 비해 국내증시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공세 속에서도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들어온 투신권과 연기금이 꾸준히 매수를 하면서 주가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자만 외국인의 환금성을 높여준 셈이 됐다.
때문에 외국인의 매도세는 지속이 되고 나쁘지 않은 가격대에서 국내 기관들이 물량을 받아줘 외국인은 계속해서 매도를 하고 있는 상황이 됐다.
외국인은 올들어 32조원 넘게 매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4년말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42% 달했는데 최근에는 30% 대가 깨지고 25%선까지 줄어들 것이란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헤지펀드들이 연말 결산을 앞두고 청산에 나서고 있고 투신권과 국민연금도 실탄이 점점 줄면서 특별한 매수주체가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주식시장은 크지 않은 매도 규모에도 주가가 1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요즘엔 프로그램 매도 규모가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ELS 헤지물량의 청산으로 인해서 프로그램 매도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증시전문가들은 ELS 해지물량 청산이 시장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겠지만 정확한 물량이나 상품규모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다 환율 급등도 주가급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는데.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욕구가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환율시장도 점검해 볼까요?
오늘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데 환율시장도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환율시장의 급등락은 과거와는 좀 다른 양상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하루평균 서울외환시장에서 거래량은 100억 달러 정도 됐다.
하지만 22일, 21일 거래량은 20억에서 30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정리하자면 최근 외환시장에서 거래가 급감하면서 소규모 물량에도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셈이다.
이렇게 거래량이 줄어든 배경은 최근 금융감독당국에서 외환딜러의 일일거래내역이나 위법거래 등에 대해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면서 거래를 크게 위축시켰다.
또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통해 금융권에 직접 달러를 공급해주면서 외환시장은 더 얼어붙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을 볼 때 최근 외환시장의 등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최근 환율시장의 급등락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추이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거 같은 데요.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대책이나 적극적인 개입이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상황에서 시장참여자들은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 환율 향방에 주시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국내금융시장, 증시 전망 등은 어떤가?
현재 처럼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서는 사실상 전망이 쉽지 않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한 변수나 정부의 잇따른 정책들에 따라 금융시장은 당분간 크게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이나 환율, 채권시장 역시 현시점에서는 모두 맞물려 악재가 동시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쪽 시장의 전망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점에서 글로벌 유동성 경색, 실물경제 침체 등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
이에 앞서 세계 경제주체들의 글로벌 공조나 발빠른 대책들이 계속 이어진다면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오면서 시장신뢰가 쌓인다면 국내금융시장의 안정도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부분에서 우리정부의 각종 대책들은 어떻게 보면 지금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선제적 대응에 좀더 무게를 두고 시간과의 싸움이 필요해 보인다.
김기자 수고했다.
김의태기자 wowm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