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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퇴직연금 유치전 "걱정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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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 10.5% 확정수익률 보장!"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로 하루하루가 전쟁 같은 금융시장 상황에서 고수익률을 앞세운 마케팅에 나서는 금융회사들이 적지 않게 생겨나고 있다. 지난달 말 KT&G가 실시한 퇴직연금 선정 입찰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생겼다.

    입찰에 참여한 모 증권사는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을 이용해 1년간 연 10.5%의 수익률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또 연 9%대 확정수익률을 보장한 또 다른 증권사 3곳과 연 8%대 수익률을 약속한 은행 3곳도 함께 선정됐다.

    하지만 기뻐하는 것도 잠시일 뿐.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많이 들리고 있다. 한 보험사의 퇴직연금 관계자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6%대인데,연 10%대의 금리를 보장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출혈"이라며 "그 부담을 고스란히 회사가 떠안아야 하고 결국 퇴직연금 사업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모 은행 관계자도 "제시하는 수익률이 매달 1%포인트 가까이 올라가고 있다"며 출혈 경쟁이 심각함을 지적했다. 지난 5월 MBC 퇴직연금 입찰에서 제시된 가장 높은 수익률이 연 7.5%였는데,7월 유한양행 퇴직연금에선 8.0%로 높아졌고,9월 LG텔레콤 입찰 때에는 '휴대전화 가입자를 2000명 늘려주겠다'는 제안까지 나왔다는 것이다.


    연말까지는 도로공사 등 굵직굵직한 기관의 퇴직연금 입찰이 몰려 있어 '제시하는 수익률'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금융사들마저 궁금해하고 있다.

    이처럼 과당경쟁이 벌어진 것은 퇴직연금 시장이 제도개편과 이에 따른 세제혜택으로 2010년부터는 수십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황금알을 낳는'시장을 선점하려면 역마진을 감수하면서라도 뛰어들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를 보면 우리 금융사들은 현재의 금융 위기로부터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장을 차지하려는 탐욕에 눈이 멀면 위험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 금융사들도 지금 '탐욕'을 향해 불나방처럼 뛰어들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김현석 경제부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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