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1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3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신규 취업자 20만명 선이 무너진 지 여섯 달 만에 10만명 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통계청은 9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수가 2373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1만2000명(0.5%)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15일 발표했다. 정부가 세 차례 낮춰 잡은(35만명→28만명→20만명) 목표치인 20만명에 못 미치는 것은 물론 2005년 2월(8만명) 이후 최저치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큰 폭으로 둔화한 것은 우선 내수경기 침체로 자영업자(업주+가족종사자) 수가 5만4000명 줄어든 데다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업(―4만7000명)에서 대량 실직 사태가 빚어진 데 따른 것이다.

임시근로자(―8만5000명)와 일용근로자(―6만8000명)도 많이 줄었는데 비정규직법 확대 적용으로 정규직 전환 의무를 지게 된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임시·일용직의 신규 채용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제조업의 내수 및 수출 출하가 동시에 더딘 모습을 보이면서 산업계가 본격적인 재고 조정 국면에 진입,좀처럼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자영업자의 몰락 속에서도 매달 20만명 이상씩 신규 고용이 발생하던 임금 근로자 부문에서 전년 동월 대비 16만6000명밖에 취업자가 늘지 않아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고용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아예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 단념자가 34.7%나 늘어나는 등 일부 구직 계층에서는 '패닉(심리적 공황)' 현상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송준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가계의 소득 흐름이 악화되고,이 것이 소비 부진으로 이어져 멀쩡한 기업들까지 생산과 고용을 줄여 나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만약 금융시장 불안으로 기업들의 자본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그에 상응해 고용을 줄이는 상황까지 온다면 우리 경제가 '고용 쇼크'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