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불안한 증시흐름이 이어지면서 금값과 금리스프레드 등이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한 새로운 투자지표로 부각되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격도(현재 주가와 이동평균선 간 차이)와 변동성지표 등 지수 추세를 판단할 수 있는 전통적 잣대들이 의미를 상실하면서 나스닥선물이 코스피의 동행지표로 활용되는 등 새로운 대체지표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역사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대 금값'(금값을 원자재 등 상품가격으로 나눈 것)은 주식시장과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 증시 변곡점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희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대 금값이 급격히 오른 이후에는 주식시장이 어김없이 내림세로 돌아서며,고점을 찍고 내려올 경우에는 증시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조정이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것이란 점에서 글로벌 유동성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TED스프레드'(미 국채와 리보금리의 차이) 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리보금리는 런던은행 간 금리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TED스프레드가 떨어진다는 것은 단기 차입과 대출이 쉬워진다는 의미"라면서 "막혀 있는 자금이 돌기 시작했다는 조짐만 나타나면 금융시장은 빠른 속도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을 평가하는 기준 역시 주가수익비율(PER) 등 단기 손익에 근거한 적정주가 산정보다는 부채비율 현금유보율 등 유동성과 관계된 지표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주현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실적 전망이 낮아지는 시기에는 주가현금 흐름비율(PCR)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